바꿀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산 아이파크의 색은 뚜렷했다. 수비지향적인 경기 운영으로 선수비 후역습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은 2011년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를 5위로 마쳤다. 또한 2012년에는 힘들 것이라던 스플릿 A그룹 잔류에도 성공, 강등의 걱정 없이 후반기를 보냈다.
이러한 부산의 색깔은 안익수 현 성남 일화 감독의 지도에서 나온 것이다. 안익수 감독은 2010년 12월 부산에 부임하자마자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했고, 부산을 대대적으로 바꿔나갔다. 전임이었던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색을 완벽하게 없앤 것이다. 결과도 기대 이상이었던 만큼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만큼 안익수 감독의 뒤를 이어 부산에 부임하게 된 윤성효 감독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직접적으로 안익수 감독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시즌에는 2.5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는 상황에서 부산이 그 제물이 된다면 모든 비난은 윤성효 감독의 몫이 된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의 색이 짙게 남은 상태로 부산을 이끌지는 않을 전망이다. 수비 지향적인 현재의 부산과 윤성효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윤성효 감독은 지난 18일 취임식에서 "부산은 미드필더 플레이가 별로 없었다. 내가 부산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조직력이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미드필더 플레이를 하고자 한다. 또한 좀 더 공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걸림돌은 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모기업 현대산업개발의 적극적인 투자는 기대할 수 없다. 윤성효 감독도 그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으로서는 선수 보강이 제일 좋겠지만, 구단 사정이 있기 때문에 단장님과 잘 협의해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색깔로 구단을 물 들이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으로, 윤성효 감독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윤성효 감독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대대적인 변화를 주어 자신의 색으로 부산을 구성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색에 자신의 색을 더해 팀을 유지해 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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