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 韓 축구계 강타 ‘박종우, 독도 세리머니’ 논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12.25 06: 59

홍명보호는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2012년 여름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화제거리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발생한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는 일본에 대한 국민적 감정과 대한축구협회의 안일한 대응 등이 맞물려 큰 논란이 됐다. 
박종우는 지난 8월 11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일본과의 3-4위전이 끝난 뒤 승리의 기쁨을 드러내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관중들이 그라운드에 던지진 걸 무심결에 든 것인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어떤 정치적인 행위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며 곧바로 박종우에게 동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때마침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이 고조된 시점에 나온 퍼포먼스였기에 논란은 더 커졌다.  
국내에서는 분명한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두고 박종우가 세리머니를 펼친 점에 대해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며 IOC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일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박종우의 IOC 규정 위반 사실과 그에 따른 제재의 불가피함만을 강조하는 등 저자세 외교를 펼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대한축구협회는 조중연 축구협회장 명의로 일본축구협회에 사과 서한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며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종우가 FIFA나 IOC 규정을 위반했을 뿐임에도 사건의 제 3자격인 일본을 '독도 세리머니'의 피해자인양 판단하며 비판을 자초했다.
결국 여러 논란 끝에 IOC는 징계와는 별도로 지난 10월 31일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 수여가 보류된 채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박종우에게 메달 증명서를 발급하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전망되기도 했다.   
IOC로부터 진상 조사를 요구받은 FIFA 역시 심의를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12월 초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의도적인 것이 아닌 순간적으로 발생한 우발적인 행동이었다고 판단, A매치 2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3500스위스프랑의 경징계를 내렸다.
이제 남은 것은 IOC의 징계다. IOC는 박종우의 세리머니 사건에 대해 FIFA가 조사하도록 했다. FIFA의 결정을 자신들의 징계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FIFA가 경징계로 이번 사안을 마무리했다고 해서 IOC 역시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그러나 IOC가 이번 사안에 대해 FIFA에 진상 조사를 맡긴 만큼 FIFA가 내린 2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수준을 넘어 자체적으로 메달 박탈과 같은 중징계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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