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대한민국 대표팀이 이번주 출전선수 최종명단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류중일(삼성) 감독이 이끌 예정인 이번 대표팀은 선수 28명과 코치 7명, 모두 35명이 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선수선발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는 KBO 기술위원회는 수차례의 검토작업을 거쳐 지난달 예비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추신수(신시내티)를 비롯해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야구선수들에게 있어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건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더군다나 세계 야구의 별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WBC 대표로 선발되는 건 단순히 국가대표가 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단순한 명예 뿐만이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활약을 펼친다면 해외 스카우트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이번에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쓴 류현진도 숱한 국제무대에서 활약이 있었기에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했고, 이범호(KIA)는 2009년 WBC 활약을 발판 삼아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는 선수선발을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2006년 1회 WBC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시작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할 때부터 WBC 출전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만약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입단에 성공하면 사실상 WBC 출전은 무산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LA 입단이 결정된 이후에도 류 감독은 출전 가능여부를 타진했지만 결국 구단을 통해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미국에 처음 진출해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할 게 많은데 WBC에 출전하게 되면 팀 스프링캠프에 사실상 합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류현진은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또한 부상선수가 속출해 명단교체가 잦았다. 봉중근(LG)은 어깨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고 김광현 역시 어깨부상으로 인한 재활로, 홍상삼은 발목 부상으로 결국 출전이 좌절됐다. 봉중근을 대신해 같은 좌완인 장원준(경찰청)이 합류했고 김광현, 홍상삼, 류현진은 서재응(KIA), 이용찬(두산), 차우찬(삼성)으로 교체됐다.
대체선수 선발 결과에 있어서도 말이 많았다. 이미 윤석민과 김진우 두 명이 출전하게 된 KIA는 서재응까지 들어가면서 토종 선발 3인방이 모두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선발투수가 모두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KIA는 'WBC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팀 스프링캠프를 치르지 않고,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리면 리듬이 흐트러져 선수들은 정규시즌에서 자칫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추신수가 있다. 지난 2회 대회에서 추신수는 준결승과 결승전 2경기 연속으로 결정적인 홈런을 터트리는 등 팀 내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기량이 절정에 오른 이번 대회역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달 입국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WBC 출전여부에 확답을 내놓지 않았고, 에이전트인 보라스 측은 추신수의 WBC 불참을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추신수는 신시내티로 팀을 옮기며 출전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번주 내로 추신수가 출전여부를 통보하면 대표팀은 최종 출전명단을 확정짓게 된다. 이처럼 대표선발에 있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메이저리그와 관계가 깊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은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에 난색을 표하는 일이 많다. 선수를 구단의 재산으로 생각하는데 자칫 부상이라도 입거나 시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금전적인 손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프로야구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유난히 잦은 것도 발목을 잡았다.
역대 최다잡음과 함께 출범할 3회 WBC 대표팀을 놓고 류 감독의 머리가 더욱 복잡하게 됐다. 이미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부담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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