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이 지난 24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결혼 이후 한 남자의 아내이자 네 살 난 딸아이의 엄마로서 느끼는 행복감을 털어놨다. 결혼과 동시에 찾아온 공백은 SBS 드라마 ‘신의’로 컴백하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 속에는 톱 여배우로 지내던 시절에는 결코 만날 수 없던 기혼 여성이기에 느낄 수 있는 보석 같은 순간들이 숨어 있었다.
이날 김희선은 지난 2007년 결혼한 남편 박주영 씨와 네 살 된 딸 연아에 대한 이야기를 쉬지 않았다. 남편과 첫 만남에서 기습 키스를 당하고 이후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뜨거웠던 연애 과정과, 14시간의 진통 끝에 사랑하는 딸 연아 양을 품에 안은 사연이 모두 공개됐다.
특유의 솔직한 입담은 여전했다. 주당(酒黨)인 탓에 시부모님으로부터 해장국을 대접받는 일화부터, 출산 직후 딸을 품에 안은 감격 보다 허기 때문에 육개장 생각이 간절했다는 속내를 털어놔 ‘힐링캠프’ MC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미혼 시절 연애 상대와 주고받던 ‘밀당’을 결혼 이후에도 이어가고 있다며 남편 박주영 씨와 부부 싸움 직후 일본으로 잠적한 사연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기도 했다.

좋았던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김희선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가 네티즌들로부터 악플에 시달릴 당시 받은 충격과, 결혼 생활 동안 자기관리가 무너진 탓에 브라운관에 컴백할 수 없었던 속 깊은 사연 등을 털어놓으며 결혼과 동시에 찾아온 변화를 말했다.
안 해 본 CF가 없을 정도로 최고의 주가를 올렸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자리를 젊고 아름다운 후배들에게 빼앗기고, ‘신의’ 남자주인공 캐스팅에 난항을 겪는 등 전성기 시절에는 결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들에 속앓이를 했던 아픔도 담담히 고백했다.
그러나 이날 김희선은 딸 연아 양이 불러주는 ‘어머니 은혜’에 눈물을 글썽이고, 사랑 받는 며느리로 시어머니의 계모임에 쫓아가는 일상을 미소로 전했다. 남편의 카라 멤버 한승연 사랑에 눈을 흘겼지만 “사랑해”라는 말을 잊지 않는 모습 또한 여전했다.
결혼을 통해 맞이한 인생의 커다란 변화와 그로 인해 배우 생활에는 6년의 공백이 생겼지만, 오히려 김희선은 “나이가 들면 인기가 사그라지기 마련인데 결혼을 했기 때문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겨 괜찮다”며 여배우들에게 결혼을 적극 권장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여배우들에게 결혼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비법이라는 것.
김희선의 이 같은 발언이 주목 받는 건, 그 자신 스스로가 결혼 이후 씩씩하게 컴백해 변함없이 솔직한 모습으로 기혼 여배우의 활동이 미혼 여배우와 비교 했을 때 전혀 무리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 비록 6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 사이 생활인으로 살며 삶의 경험을 작품에 녹여 훨씬 더 생동감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게 하는 등 공백은 몸에 좋은 약이 돼 주었다.
결혼 이후 에도 삶은 지속되고 김희선이 여배우라는 사실에도 변함이 없다. 이날 김희선은 험난한 연예계 생활에서 기혼 여배우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가족 안에서 성장하는 등 변화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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