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주작가의 사심 talk] 2012년 예능은 유난히도 정치와의 교류가 잦았다. ‘개그콘서트’나 ‘SNL 코리아’에서는 유머를 통해 정치를 풍자하고 연예인들은 개인 ‘sns’를 통해 민감할 수도 있는 정치적인 발언을 숨김없이 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졌던 건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대중과 만난 정치인들이 유난히 많았다는 점이다. 물론 올해가 18대 대통령선거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예전 대선이 있었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올해 SBS ‘힐링캠프, 기쁘지아니한가’엔 ‘박근혜당선인’을 포함해 ‘문재인 의원’,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연달아 출연했다. 이들의 출연으로 ‘힐링캠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그 중 안철수 편은 18.7% (AGB 닐슨)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리고 재밌게도 방송 후 이들은 모두 유력한 대권주자가 되어 다시 대중 앞에 섰다. 무엇이 이렇게 정치인들을 예능으로 이끌었던 것일까?

대중과 가장 가까운 곳, 예능
정치인들에게 예능프로그램은 생각보다 매력적인 공간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대중매체인 TV, 그중에서도 예능프로그램은 드라마와 함께 가장 많은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반응 또한 즉각적이다. 그래서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은 그어떤 토론회나 강연에선 얻을 수 없는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단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치인들은 모두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으로 어필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예능프로그램의 주요시청자 층이 여성과 젊은이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어렵고 딱딱한 정책 얘기보다 더 쉽고 확실하게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박근혜당선인’도 ‘문재인 의원’도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도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야기들 보다 어린 시절 얘기나 순탄치 않았던 인생역정을 공개하는데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인간적이고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또한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물론 정치인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방송에 따라 한 정당에 편중 될 수도 있고 정작 중요하게 보고 판단해야 할 정책보다 감성적인 판단에만 치우칠 수 도 있다. 그러나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즉각적이 소통이 가능하다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
박근혜당선인이 예능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한다면?
박근혜당선인이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때 이경규가 했던 말 중에 ‘정치인들은 선거 전에는 대중과 가까이에 있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멀어지고 무서워진다.’는 말을 있다. 한 1년 후 박근혜당선인이 대통령의 자격으로 예능프로그램에 나온다면 어떨까?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했던 것처럼 다시 한 번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한다. 그 어떤 곳도 예능프로그램처럼 거칠지만 직접적으로 대중들의 ‘희노애락’을 담아 내지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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