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류중일 감독의 삼중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2.25 10: 40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기쁨도 잠시였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5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을 비롯해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 등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단연 돋보인다. 그리고 이용규(KIA), 정근우(SK) 등 대표팀의 발야구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도 여전히 건재하다.
공격에 비해 마운드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 등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축 투수들이 대거 이탈했고 두산의 필승조를 이끌었던 홍상삼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도중 하차했다.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추신수(외야수) 또한 대표팀 승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대 WBC 대표팀 가운데 가장 전력이 약하다는 게 한결같은 목소리다. 류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잇딴 이탈 속에 깊은 한숨을 쉬었지만 "선수들을 믿고 한 번 해보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1회 대회에서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던 대표팀은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하며 야구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게 사실. 최소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장원삼, 오승환, 차우찬(이상 투수), 진갑용(포수), 이승엽, 김상수(이상 내야수) 등 6명의 삼성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했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느라 소속 구단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다.
김성래 수석 코치를 비롯한 기존 코치들에게 맡긴다고 했지만 직접 지켜보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류 감독은 내년 시즌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는다. 사령탑 부임 첫해부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2년 연속 정상 등극을 이끈 만큼 한국시리즈 3연패에 대한 부담감은 클 수 밖에 없다.
한 야구인은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류 감독이 시험 무대에 올랐다"고 표현했다. '위기 뒤 찬스'라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류 감독이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야통의 위용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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