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없어서는 안 될 주축 선수들.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연봉 삭감 통보를 받으며 싸늘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이들은 내년 시즌 후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 두산 베어스 센터라인의 필수 요원 손시헌(32), 이종욱(32)이 2013시즌을 노리고 있다.
손시헌과 이종욱은 2013시즌 연봉 계약에서 모두 삭감 통보를 제시받았고 큰 마찰 없이 그대로 금액을 수용했다. 손시헌은 전년 대비 1700만원이 삭감된 1억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이종욱은 800만원이 깎인 1억97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맺었다. 손시헌은 발목 부상과 오른손 소지 골절상으로 인해 결장 공백이 있었고 이종욱은 올 시즌 121경기 2할4푼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2년 간 부상으로 힘겨워했던 이들은 다음 시즌 맹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취득하게 되기 때문.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도 달았고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의 선수들인 데다 나이를 감안하면 아직은 몇 년 더 뛸 만 하다. 상대적으로 이전까지 봐왔던 대어급 선수들에 비해 연봉도 저렴한 편이라 보상금액도 크게 주어지지 않는다. 특급 대어는 아닐 지 몰라도 타 팀에도 구미가 당기는 선수들인 만큼 선수들 스스로도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손시헌은 “특별한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라며 “FA가 된다는 자체가 커다란 동기부여가 아닐까 싶다. 나만이 아니라 (이)종욱이, (고)영민이도 FA 자격을 얻게 되는 데 선수들 스스로 잘 알고 있는 만큼 동기부여가 확실히 될 것이다”라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투혼의 도루를 보여줬던 이종욱도 “나는 뛰어야 사는 남자”라며 마무리 훈련을 자청해 참가하기도 했다.
내년 활약상을 지켜봐야 하지만 두산 입장에서도 손시헌과 이종욱은 잡아야 할, 상징적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다. 손시헌은 신고선수로 시작해 팀의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이고 이종욱도 현대 방출생에서 곧바로 팀의 톱타자 자리를 꿰차며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는 중견수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야수층을 자랑했던 두산에서 손시헌-이종욱은 오랫동안 팀 센터라인을 지켰던 선수들이다.
지루한 연봉 협상 씨름 대신 훈련 강도를 좀 더 높이는 데 집중한 손시헌과 이종욱. 연봉 삭감 찬바람을 각오하고 와신상담 중인 이들은 2013시즌 FA 대박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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