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오랜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한화가 오랫동안 갖지 못한 게 있다. 바로 외국인 원투펀치다. 한화는 외국인선수를 시즌 시작부터 선발투수 2명으로 쓴 적이 없다. 초기에는 외국인 타자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했고, 외국인 투수들은 마무리를 제외하면 거의 실패로 돌아갔다. 2007년 11승을 거둔 세드릭 바워스가 한화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외국인 투수로 남아있다.
3명 보유 2명 출전 시절이었던 2001년에는 제이 데이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두자리를 투수로 채웠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무려 6명의 선수들이 거쳐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레닌 피코타, 브래드 토마스, 훌리오 데폴라, 오넬리 페레즈, 데니 바티스타 등이 마무리로 기용되는 등 좀처럼 한 시즌 내내 외국인 선발 2명을 가동하지 못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 선발 2명은 강팀의 필수요소가 됐다. 투수력의 중요성이 높아진 지난 몇 년간 한화가 가장 뒤처진 부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선발투수 3명이 빠져나간 2013시즌을 대비해 일찌감치 외국인 선발 2명 체제로 준비했다. 시즌 후반 선발 가능성을 보여준 바티스타와 재계약하고, 현역 메이저리거 대나 이브랜드를 오랜 시간 공들인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김응룡 감독은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2명을 선발로 못박아 놓았다. 토종 선발 3명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즉시전력 카드는 외국인 투수 카드밖에 없다. 김 감독은 "외국인투수라면 최소 10승 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바티스타-이브랜드에게 최소 20승 이상을을 기대치로 잡고 있다. 올해 외국인 선발 2명을 정상 가동 한 넥센(27승)-삼성(25승)-롯데(21승)-KIA(20승)-LG(16승)의 평균 승수는 21.8승이다.
바티스타-이브랜드는 스타일이 다른 투수라는 점에서 상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티스타는 강속구 중심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오른손 파워피처이고, 이브랜드는 다양한 구종을 컨트롤할 수 있는 왼손 기교파 스타일이다. 바티스타는 후반기에 증명됐듯 강속구를 꾸준하게 던질수 있는 선발 능력을 유감없이 보였고, 이브랜드는 한화 사상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뛰어난 외국인 투수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남다르다.
한화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여파로 두자릿수 승수를 거둔 토종 선발이 전무하다. 마운드가 큰 위기에 봉착했고, 김응룡 감독의 요청에 따라 홈구장 대전구장 펜스를 뒤로 밀어 투수력을 보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동안 한화가 유독 외국인 투수와 인연이 없었던 이유로 펜스가 짧은 대전구장이 한 이유로 지적됐는데 내년 시즌 바티스타-이브랜드는 이 같은 핸디캡을 덜 수 있게 됐다. 대전구장은 잠실구장 다음 큰 구장이 된다.
현재 바티스타는 제3의 구종으로 체인지업을 연습하며 풀타임 선발 첫·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이브랜드도 구단에 한화를 비롯해 한국프로야구 경기 영상을 요청하며 사전공부에 들어갔다. 바티스타-이브랜드가 한화의 오랜 꿈이 된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로 자리를 잡는다면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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