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만 보던 선배님이었는데…".
한화 신인 투수 송창현(23)은 이달 중순 자신의 페이스북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2000안타를 기록한 대타자이자 자신의 트레이드 상대였던 장성호(35)가 친구 추가를 요청한 것이다. 송창현은 이를 수락한 뒤 곧바로 장성호의 페이스북에 '안녕하십니까 선배님'이라는 인삿말을 남겼다. 이튿날 송창현은 장성호의 답글을 보고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성호는 답글에서 '한화가서 잘해라. 우리가 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프로야구 선수이고 선배다. 김응룡 감독은 너도 겪어봐서 알겠지만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분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프로야구 선수의 기본자세다. 나타해지지 말고 항상 노력하거라. 야구장에서 만나면 인사 잘하고. 항상 응원하마, 화이팅 하거라'고 적어놓은 것이다.

송창현은 "아직 장성호 선배님을 직접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늘 TV 중계로만 보던 선배님인데 트레이드 상대가 되고, 또 이렇게 먼저 친구 추가해서 답글까지 적어주실 줄은 몰랐다. 장성호 선배님께 감사하고 감동도 받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아직 일면식도 없는 트레이드 맞상대이지만, 야구 선배로서 진심 어린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송창현은 지난 2일부터 24일까지 23일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화 신인·군제대 선수들과 함께 추가훈련을 받고 돌아왔다. 야탑고-국제대 출신으로 지난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롯데에 지명받은 왼손 투수로 지난달 27일 2000안타를 기록한 대타자 장성호와 1대1로 전격 맞트레이드돼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투수와 2000안타-1000타점-3000루타 타자의 전격 트레이드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롯데는 홍성흔·김주찬이 FA로 이적한 공백을 장성호 영입으로 메웠고, 한화는 1루수와 지명타자에서 포지션이 겹치는 베테랑 장성호를 포기하는 대신 김응룡 감독이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할 때부터 꾸준히 지켜본 왼손 투수 송창현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이번 추가 훈련에서도 송창현은 기초 훈련과 피칭으로 몸을 만들었다. 김응룡 감독도 송창현에게 "몸을 잘 만들어 놓아라"며 그를 내년 시즌부터 실전에서 활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김 감독은 "기존의 한화 투수들보다 낫다. 선발-중간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1군 전력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치진도 이것저것 고치기보다 그만의 개성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송창현은 "이번 훈련은 80% 상태로 치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100% 상태로 훈련하게 될 것이다. 한화 이적이 나에게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쟁에서 잘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시즌 트레이드 상대 장성호와도 왼손 대 왼손으로 자주 맞대결을 펼칠 전망. 송창현은 "장성호 선배님과 직접 맞붙는 건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봐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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