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혜와 애국심, WBC 딜레마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12.26 07: 27

WBC 딜레마인가.
내년 3월 열리는 제 3회 WBC 대회는 앞선 두 대회와는 극명하게 다른 것이 있다. 바로 병역특혜 효과이다. 모두 병역특혜 조치를 받았거나 기대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대회 내내 좋은 성적을 올리면 특혜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선수들에게는 커다란 당근이었다.
2006년 1회 대회는 4강에 올랐는데 병역특혜를 받았다. 처음에는 병역특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대표팀이 야구강국 일본과 미국을 꺾으며 승승장구, 4강 신화까지 이루자 당정 협의회를 열어 이례적으로 특혜조치를 내렸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국민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었다.

이로인해 최희섭, 김선우, 봉중근, 오승환, 배영수, 김태균, 이범호, 전병두, 이진영, 정성훈 등 11명이 수혜를 입었다. 그러나 다른 종목 선수들과 형평성 시비를 낳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병역특례에 선수들은 입이 함지박만해졌다.
2009년 대회는 병역특혜 문제가 이슈였다. 선수들은 합심해 1회 대회를 웃도는 준우승을 일구어냈다. 비록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패했지만 값진 성과였다. 내심 선수들은 다시 한번 특혜조치를 기대했고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KBO도 당국에 정식 요청을 했으나 형평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병역특혜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3회 대회에 참가한다.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이자 당근이 없어진 셈이다. 상금과 대회 참가에 따른 배당금이 있지만 결정적인 동기부여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국제대회를 통해 주전 선수들은 대부분 병역혜택을 받았다.
이번 대표팀은 출범도 하기 전에 주축선수들이 공백을 빚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을 비롯해 봉중근(LG), 김광현(SK), 홍상삼(두산)은 부상으로 빠졌다. KIA 투수 김진우도 역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베테랑들이 빠지면서 최약체 전력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수들의 투지를 불태울만한 당근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전 1, 2회 대회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은 "태극마크를 보면 마음이 울컥해야 된다"면서 이례적으로 선수들의 애국심을 당부했다. 예비명단 발표 이후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대표팀이 흔들리는 가운데 애국심으로 무장하라는 부탁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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