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통해 이상형을 찾는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블라인드 러브쿡’이 지난 25일 베일을 벗었다.
‘블라인드 러브쿡’은 한 명의 남성을 위해 여섯 명의 여성들이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만들고, 요리 맛을 본 남성이 자신과 데이트 할 여성을 최종 선택하는 서바이벌 미션 형식의 프로그램.
총 세 번의 요리 기회가 주어진 가운데, 여성들은 닭요리와 ‘only one’ 미션에 따라 세상에서 하나 뿐인 자신만의 요리, 그리고 밥을 주제로 한 요리로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남성은 요리를 맛본 뒤 여성의 외모와 성격·집안 환경 등을 유추했는데 이 예감이 여러 차례 맞아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발생했다. 남성은 음식의 종류와 맛에 따라 요리한 여성에 대한 전반적인 예감을 밝혔는데 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됐는지가 생략됐다. 남성은 “요리를 통해 배려와 이해를 경험했다”고 말했지만, 출연자에 대한 사전 정보가 너무나 제한된 상황에서 이 같은 소감은 듣기 좋은 말에 불과했다. 미국 명문대학 출신으로 현재 잘 나가는 벤처 CEO에 배우 김래원과 절친한 친구사이라는 이른바 ‘엄친아’ 이력 외에는 이날 여성들에게 주어진 정보는 없었다.
음식을 먹을 상대의 정보는 물론이고 교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여성들은 무턱대고 요리했고, 또 그렇게 골라진 여성이란 그저 남성의 식습관과 기호, 혹은 운에 의해 결정됐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공허한 결과와 다름없었다.
외모와 학력 등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을 가리고 음식을 매개로 짝을 찾겠다는 ‘블라인드 러브쿡’의 기획의도는 남성의 외적 조건을 오히려 강화하고, 또 여성은 가리는 불균형 속에 산으로 가고 말았다.
한편, 이날 블라인드 러브쿡은 시청률 5.5%(AGB닐슨 전국)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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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