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박재홍 새 둥지 찾기, 해 넘기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26 14: 05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일까.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손꼽히는 박재홍(39)의 새 보금자리가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재홍은 지난 11월 SK로부터 은퇴 제안을 받았다. SK는 보류선수명단 결정에 앞서 박재홍에게 은퇴식과 해외 지도자 연수를 제의했다. 그러나 박재홍은 “현역생활을 더 연장하고 싶다. 다른 팀을 찾아보겠다”며 구단의 제의를 일단 거부한 상황이다. SK도 박재홍을 풀어주기로 하고 보류선수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뺐다. 이제는 어느 팀과도 계약이 가능한 자유신분이다.
하지만 아직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당초 외야 자원이 필요한 몇몇 팀이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각 구단들이 모두 종무식을 마치고 휴가에 들어갔기에 2012년에는 계약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1월 선수등록 마감일까지 새 팀을 찾지 못하면 박재홍은 다음 시즌 프로야구 무대에서 뛸 수 없다.

프로 통산 1797경기에서 나서 타율 2할8푼4리, 300홈런, 1081타점, 267도루를 기록 중인 박재홍은 최근 들어 팀의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는 양상이 뚜렷했다. 올해는 프로 데뷔 이래 가장 적은 46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나 박재홍은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었다”며 말했다. 아직 후배들과 경쟁할 만한 몸 상태를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역시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박재홍의 거취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SK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내년에 마흔이 되는 나이가 문제 아니겠는가”라고 이야기했다. 선수 스스로 연봉에서 대폭 양보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지만 베테랑을 영입하는 것은 어느 팀에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다.
박재홍이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계약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선수협 회장은 현역선수에만 자격이 있어 만약 박재홍이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할 경우 하차가 불가피하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지금 시점에서는 말하기 곤란한 점이 있다”라고 하면서도 “스스로 현역 연장에 대한 의사가 매우 강하다. 필요한 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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