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 극과 극으로 엇갈린 해외파의 명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2.26 12: 59

한국인 유럽파의 2012년 명암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 매우 맑음, 기성용-손흥민-구자철
기성용(23, 스완지 시티)은 EPL 입성 첫 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완지 시티 사상 최고 이적료인 600만 파운드(약 104억 원)를 기록한 기성용은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두터운 신임 아래 낯선 무대에 발 빠르게 적응했다.

EPL 14경기(교체 3), 리그컵(캐피탈원컵)서도 4경기(교체 1)에 출전했다. 출전 시간을 들여다봐도 리그 10경기, 컵대회 2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했을 정도로 스완지 중원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원투 펀치 손흥민(20, 함부르크)과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도 국내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특히 약관의 손흥민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만개한 기량을 뽐냈다. 현재 16경기 6골로 리그 득점 순위 11위에 다소 처져있지만 시즌 초반 보여준 강렬한 임팩트는 세계 축구계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런던올림픽 '캡틴' 구자철도 지난 시즌과 다름 없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발목 인대 일부가 끊어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총 13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 중이다. 비단 골뿐 아니라 팀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 맑음, 박주영-김보경-이청용
아스날에서 시련의 계절을 보낸 박주영(27, 셀타 비고)도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올 여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셀타 비고로 임대 이적한 박주영은 아스날에 비해 출전 시간이 늘어나자 자신의 능력을 오롯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14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다. 이 중 교체 출전이 7경기였고, 매우 적은 시간을 출전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준수한 기록이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보경(23, 카디프 시티)과 이청용(24, 볼튼)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출전 시간 보장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우며 카디프에 입단한 김보경은 기대와는 달리 시즌 초반 혹독한 주전 경쟁을 벌였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영광을 맛보느라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김보경은 10월 중순까지 후반 막판 교체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끝에 10월 말 번리전서 첫 선발 출장을 이뤄내더니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차며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기록하는 등 카디프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했던 '블루드래곤' 이청용도 이후 5경기서 79분 출전에 그치며 때아닌 주전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오언 코일 감독의 후임 더기 프리드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꾸준히 골을 기록하는 등 존재감을 어필하며 새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 흐림, 박지성-지동원
'맏형' 박지성(31, 퀸스 파크 레인저스)은 낯선 무대에 발을 내딛은 뒤로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호화롭던 생활을 청산하고 올 여름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로 둥지를 옮긴 박지성.
아시아인으로서 EPL 무대 첫 주장 완장을 꿰찬 그의 새로운 도전에 기대가 모아졌다. QPR도 박지성을 비롯해 에스테반 그라네로, 줄리우 세사르 등 10명이 넘는 준척급 선수들을 보강하며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꿈꿨다.
하지만 QPR은 1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허덕이며 EPL 최다 무승 기록의 오명을 남겼고, 박지성 개인도 영국 언론의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리며 혹평을 받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재발하며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는 악재가 겹쳐 반전의 계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지동원(21, 선덜랜드)도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스티븐 플레쳐, 루이 사아 등 수준급 공격수를 영입한 선덜랜드의 최전방에 지동원의 자리는 없었다. 컵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올 겨울 이적 시장에서 구자철이 몸담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와 전 소속 팀 전남 드래곤즈와 끊임없이 연결되고 있다.
dolyng@osen.co.kr 
기성용-구자철-지동원-박주영-김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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