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륙간컵 대표팀일 때 클린업 트리오를 다 저희 88년생 환트리오가 했었어요. 그래서 기대도 컸었는데”.
안타깝게 세상을 등 진 1년 후배의 몫까지 1군에서 확실히 해내겠다는 선배의 각오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24)이 故 이두환(전 두산-KIA)을 그리워하며 그만큼 더욱 힘을 내뿜겠다는 뜻을 밝혔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최주환은 올 시즌 비로소 1군에서 제 기량을 뽐낸 대기만성 유망주다. 올 시즌 최주환은 2,3루를 맡으며 81경기 2할7푼1리 2홈런 22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득점권에서 3할4푼8리의 고타율을 선보이며 클러치 히터로서도 제 가치를 높인 최주환이다.

그만큼 팀에서도 최주환의 연봉을 100% 인상(5000만원)하며 공헌도를 높이 샀다. “출장 경험을 통해 수비가 좀 더 나아졌음을 확인한 한 해”라며 뿌듯해 한 최주환. 그러나 세밑 최주환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지난 21일 대퇴골두육종으로 투병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1년 후배 이두환 때문이었다.
“1주일 전 쯤 문병을 갔었는데 그 때 두환이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힘 내라고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계속 아팠어요. 같이 2군에서 동고동락하던 시절도 있고 해서”.
그와 함께 최주환은 지난 2010년 대만 대륙간컵 대회를 떠올렸다. 당시 상무 소속이던 최주환은 이두환, 김재환(두산)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했다. 세 명 다 1988년생에다 이름 끝이 환으로 끝나는 클린업트리오였다. 최주환은 빠른 88년생이고 김재환은 88년생이지만 1년 유급생이다.
“서로 같은 프로팀 소속인데다 같이 뛰는 만큼 즐겁게 뛰었던 기억이 나요. 두환이는 특히나 2군 있을 때 룸메이트였는데. 함께 1군에서 정말 잘 할 거라고 약속했는데”. 다른 팀으로의 이적도 아니고 세상을 떠나 하늘로 간 이두환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최주환은 특유의 밝은 웃음을 짓지 못했다.
“내년에는 정말 잘 해야 합니다. 두환이 몫까지. 두환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으니 그 몫까지 제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망주는 후배를 기리며 야구에 대한 열망을 더욱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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