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 밴드 피아의 팬 사랑은 남달랐다. 이들은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톱밴드2'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그룹으로, 프로그램 내내 팬들이 보내준 지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CD에 녹여냈다.
"당신이 나의 날을 만들어 줬다"는 뜻을 담은 이번 신곡 '메이크 미 데이'는 100% 팬들에게 주는 피아의 선물이다. '고맙다'는 표시도 베테랑 밴드답게 통크게 한 것이 피아스럽다.
최근 만난 홍대 인근에서 만난 피아는 공연 준비에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특유의 재기 발랄함과 따뜻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피아는 '메이크 미 데이'에 대한 소개를 하며 팬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먼저 어필했다.

"팬들에게 '톱밴드'때 했던 곡 4곡과 더불어 감사한 마음을 담은 음원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우승하게 된 계기가 팬들이 많이 도와줘서였거든요. 방송국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고요. 그래서 고맙다는 표시를 우리 만의 방식으로 한거죠. 팬들을 위한 헌정 앨범이죠."(혜승)
인디 밴드 중 독보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피아를 더욱 알린 것이 바로 '톱밴드2'였다. 이들은 이 방송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1억원의 상금과 1천만원치의 악기 구입 비용을 받았다. 피아는 상금을 쓴 곳 또한 남달랐다.

"1억원 받은 것은 얼마전 불탄 연습실에 썼어요. '톱밴드2' 도중에 우리 연습실에 불이 났거든요. 새로운 연습실 마련에 상금을 썼어요. 아직 상금을 다 쓰지는 못했어요."(심지)
1억원 상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담담하게 말하는 피아의 모습에 문득 이들의 소득이 궁금해졌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공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피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아에게서 돌아온 답은 "몸뚱이 추스릴 정도다"였다. 돈에 대한 큰 욕심이 없는 모습이었다. 피아가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항간에서는 우리가 미국 유학도 갈 정도로 부자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사실이 아니고요.(웃음)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회사원 정도 소득을 받는 것 같아요. 우리같은 경우에는 음악을 생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겨우 몸뚱아리 추스릴 정도죠 뭐."(기범)
음악을 생업으로 13년째 하다보니,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터였다. 이들에게 슬럼프가 있었을까.
"즐겁긴 한데 시안에 맞춰 뭘 내야한다고 하면 스트레스는 있죠. 좀 더 해서 좋은 작품을 내고 싶은데 마무리를 꼭 해야하니까요. 하지만 그런거 외에는 다 좋아요. 할일 없으면 취미로 음악하는 친구들이니까요."(혜승)

'짠함'이 자신들의 매력이라는 피아는 서로간의 욕심이 없어서 특별한 다툼 없이 밴드를 유지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팬들도 이런 우리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일텐데, 우리의 실체를 알면 안된다. 허접하다"며 인간적인 말을 건넨 피아에게서 인간미가 폴폴 풍겼다. 13년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은 피아에게도 갈증이 있을까.
"아직 이렇다할 히트곡이 없어요. 팬들은 아는데 대중이 다들 아는 곡은 없죠. 13년동안 센 음악을 하기 때문일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도 한 곡쯤은 대중적인 곡을 만들고 싶어요.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엔 우리 스타일로 가더라고요. 언제쯤 히트곡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하"(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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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원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