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웰·문태종과 주태수의 상리공생, 전자랜드 돌풍의 열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2.27 06: 59

'두 에이스' 리카르도 포웰-문태종과 '살림꾼' 주태수의 상리공생(서로 이익이 되는)관계가 인천 전자랜드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전자랜드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포웰과 문태종이다. 포웰은 가공할 만한 신체 능력과 정확한 슈팅 능력에 경험까지 장착한 프로농구 첫 손에 꼽히는 용병이다. '혼혈슈터' 문태종도 30대 후반의 나이에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 정도로 국내 NO.1 슈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자랜드의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둘의 차지다. 하지만 음지에서 포웰과 문태종이 하지 못하는 임무를 소화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선수가 있다. 돌풍의 숨은 공신 주태수의 이야기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공동 2위였던 울산 모비스를 81-63으로 물리치며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26점 8리바운드를 올린 리카르도 포웰과 19점을 보탠 문태종이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으나 또 한 명의 수훈갑이 있었으니 12점 10리바운드로 알게 모르게 더블더블을 기록한 주태수다. 본인도 "더블더블 한지 몰랐다. 좀 전에 알았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연연해 하지 않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자랜드의 상위권 성적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포웰-문태종 쌍포에 강혁-이현민-정병국이 이끄는 가드진, 차바위라는 걸출한 신인에 유도훈 감독의 두뇌가 더해진 전자랜드는 모두가 피하고 싶은 껄끄러운 팀이었다.
그리고 전자랜드의 부족한 마지막 퍼즐을 맞춰준 이가 바로 주태수다. 이날도 상대 용병 리카르도 라틀리프-커티스 위더스와 매치업서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특히 수비에서 이들을 괴롭히며 상대 공격 차단의 선봉이 됐다. 실로 알토란 같은 활약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주)태수가 상대 용병이 공을 못잡도록 수비를 잘해 인사이드를 잘 막았다"고 공을 인정했고, 포웰도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는 프로농구에서 최고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주태수의 가장 큰 장점은 수비다. 공격에서 재능을 보이기 보다는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반해 포웰과 문태종은 특출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자원들이다.
상리공생이다. 두 에이스가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수비에서 아쉬운 부분을 주태수가 메우고 있다. 덕분에 포웰과 문태종이 비교적 마음놓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인 셈이다.
유 감독은 "포웰과 태종이라는 걸출한 슈터가 있는데 수비에서 몇 가지 단점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지만 이내 "국내 선수들이 이들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있다"며 주태수를 겨냥해 칭찬을 쏟아냈다.
수비용으로만 한정짓던 주태수는 이날 득점도 12점이나 올렸다. 3쿼터에는 포웰과 픽앤롤 플레이를 펼치며 관중의 환호성을 울리는 득점도 넣었고, 야투도 10개를 던져 6개를 적중시켰다. 포웰·문태종과 주태수의 상리공생. 단독 2위를 질주하는 전자랜드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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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웰-주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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