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WBC, 유일하게 남은 해외 진출 등용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27 06: 51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선수 선발 문제로 뜨겁다. 병역 면제처럼 확실한 혜택이 없는 WBC가 애꿎은 대회로 외면받는 분위기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WBC 선수 선발이 쉽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벌써 4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됐고, 추가적으로 선수 교체가 뒤따를 예정. 몸이 재산인 프로선수들에게 시즌 개막 직전에 열리는 WBC는 큰 부담이 따르는 대회다. 한국야구 인기붐에 촉매제 역할을 한 WBC가 이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WBC는 대회 시기가 아쉬울 뿐 유일하게 남은 세계 정상급 야구 대회로 그 가치가 여전하다. 최정예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정도의 선수들이라면 해외 진출을 꿈꿔볼 수 있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WBC는 아주 좋은 기회의 등용문이다. WBC처럼 메이저리거들이나 일본프로야구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대결할 수 있는 대회는 없다. 

2009년 2회 대회는 왜 WBC가 기회의 등용문인지를 증명하는 대회가 됐다. 2009년 WBC 당시 '베이스볼아메리카'는 메이저리그에 등록되지 않은 해외 선수 유망주 20명을 리스트를 선정했다. 그 중 다르빗슈 유(텍사스), 아롤리드 채프먼(신시내티),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류현진(LA 다저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오클랜드),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 나카지마 히로유키(오클랜드), 후지카와 규지(컵스) 등 8명이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상위 10명 중 1위 다르빗슈를 비롯해 채프먼(2위) 이와쿠마(3위) 류현진(5위) 세스페데스(6위) 아오키(7위) 나카지마(10위) 등 7명이 집중돼 있다. WBC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수년 내로 빅리그 진입에 성공한 데에는 그만큼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검증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 중 류현진 포함해 4명은 총액 2000만 달러 이상 대우를 받으며 모셔졌다. 
한국선수들의 경우에는 일본 진출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2009년 WBC에서 나란히 3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김태균과 이범호는 그해 시즌 마친 뒤 나란히 FA가 돼 일본팀들로부터 거액에 스카우트됐다. WBC에서 일본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도 능력을 보여준 결과물이었다. 수년간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이대호도 2년 뒤 최고 대우를 받으며 일본에 진출했다. 
당장 2013년 WBC에서도 해외 진출을 목표로 쇼케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이 다수 있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윤석민과 오승환이 대표적이다. 이미 지난해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고용한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2009년 WBC에서도 '베이스볼아메리카'가 매긴 해외 선수 랭킹 18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올 시즌을 마친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으나 포기한 오승환에게도 WBC가 또 다른 기회의 문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마무리투수로는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룬 그에 미국이든 일본이든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이미 올 시즌 중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관심을 내비치는 등 지명도는 높다. 이제 그 실력을 WBC에서 검증하는 것만 남았다. 
이외에도 당장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게 될 정근우·최정·이용규 그리고 더 큰 미래가 기대되는 김현수·강정호에게도 WBC는 자신의 존재감을 해외까지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특히 김현수는 2009년 WBC 랭킹 19위로 한국 야수 중 유일하게 랭킹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전체 해외 야수로는 9위였다. 그들에게 WBC는 분명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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