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WBC 출장을 포기한 추신수(30)가 친정팀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중견수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추신수가 소속팀 개인훈련을 위한 사정으로 대회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히며 추신수의 대체선수로 손아섭을 낙점했다.
이로써 추신수는 내년 2월부터 신시내티 구단 스프링캠프에 집중, 2013시즌 지상과제인 중견수 적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시내티는 한국시간으로 내년 2월 23일부터 애리조나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캠프를 열고 추신수의 전 소속팀인 클리블랜드도 같은 곳에서 2013시즌 준비에 임한다.

신시내티는 클리블랜드와 총 5번 맞붙는데 스프링캠프 첫 경기부터 3연전을 클리블랜드와 치른다. 보통 팀의 주전급 선수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실전에 투입되지는 않지만 추신수가 중견수 적응을 위해 이전보다 빨리 투입돼 많은 경기에 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추신수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단 10번 중견수를 맡았는데 지난 2년 동안에는 단 한 차례도 중견수로 출장하지 않았다. 시애틀 입단 후 2006년까지 간판 우익수였던 이치로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마이너리그서 중견수를 보긴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고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었다.
추신수 입장과 신시내티 상황 모두,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번에는 추신수가 중견수로 자리 잡는 것이다. 신시내티는 2012시즌 1번 타자로서 타율 3할1푼 출루율 3할8푼9기를 기록한 추신수의 능력을 보고 리드오프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에 임했다. 2012시즌 신시내티에서 1번 타자로 나선 이들의 출루율이 2할5푼4리에 불과했기 때문에 리드오프 영입이 시급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추신수로 삼았다.
문제는 추신수의 중견수 적응여부다. 신시내티는 트레이드를 통해 추신수를 1번 타자로 낙점한 것과 동시에 중견수로도 기용할 뜻을 밝혔다. 이미 팀에는 제이 브루스와 라이언 루드윅이 코너 외야를 차지하고 있다. 둘 줄 한 명이 중견수로 전향할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추신수가 중견수 자리에서 보통만 해줘도 신시내티 야수진은 톱니바퀴 같은 조화를 이룰 것이다.
신시내티는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클린업 트리오 역시 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강하다. 타자에게 유리한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선발과 불펜이 조화를 이뤄 상당 수준의 마운드를 구축했다. 다음 겨울 FA를 앞둔 상황에서 추신수는 그토록 바라던 포스트시즌에서 뛰는 것과 더불어 타석에서 동료들의 지원과 홈구장의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중견수 적응이 성공적이었을 경우에 해당된다. 추신수가 태극마크 유니폼을 반납한 것도 일찍이 스프링캠프서 중견수 수비 연습에 임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추신수가 친정팀과의 중견수 시험무대에서 파란불을 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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