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합류 윤희상, “진우형에게 미안한 마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27 15: 53

태극마크는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첫 태극마크라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룬 윤희상(27, SK)의 소감은 의외로 담담했다. 가슴 한 켠에 미안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팔꿈치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어려워진 김진우(29, KIA) 대신 윤희상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명단에 넣었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10승을 올리며 SK의 에이스 몫을 톡톡히 한 윤희상은 기존 선수들이 빠질 때마다 대체자로 거론됐었다. 그리고 이번에 대표팀에 승선함에 따라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최근 매일 오전 문학구장으로 출근해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윤희상은 이 소식을 듣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윤희상은 태극마크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15년 전 리틀야구에서 뛸 때 태극마크를 달아본 것이 전부다. 중·고교 때도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었다. 윤희상은 “대표팀을 보면서 ‘내가 갈 곳이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다”라고 털어놨다.

때문에 최근까지도 태극마크에 대한 미련은 접어두고 있었다. 윤희상은 “주위에서는 자꾸 가능성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난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대표팀의 일원이 됐으니 착실하게 대회에 준비한다는 각오다. 윤희상은 “들뜨지 않겠다. 차분히 몸을 만들어서 대회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진 김진우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진우의 부상이 자신으로 인해 생긴 것도 아닌데 신경이 쓰이는 듯 했다. 윤희상은 “(김)진우형도 아파서 대표팀에 못 가는 것이 아닌가. 많이 아쉬울 텐데 그런 점을 생각하면 내가 너무 좋아할 수도 없다. 물론 기분은 좋지만 그 때문에 부담도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김진우의 몫까지 다 하기 위해 한 발자국 더 뛰겠다는 윤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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