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그래도 할 만하다 WBC 대표팀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2.12.28 06: 39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대표팀 류중일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12월 27일 부상 중인 KIA 김진우와 소속팀 적응훈련을 위한 개인 사정으로 대회 불참을 통보한 신시내티 추신수를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SK 윤희상과 롯데 손아섭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11월 12일 대표팀 선수 28명을 발표한 이래 봉중근(LG), 류현진(한화), 김광현(SK), 홍상삼(두산)에 이어 무려 6명이 부상과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 대표팀의 비상이 걸렸습니다.
해외파 선수라곤 일본 오릭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 한명만이 참가하고 나머지 27명은 모두 국내에서 뛰는 선수 일색입니다.

2006년 첫 대회에서 4강에 오를 때 해외파 선수는 구대성(뉴욕 메츠),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서재응(LA 다저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트), 최희섭(LA 다저스) 등 8명이었습니다.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때는 해외파가 임창용(야구크르트), 추신수(클리블랜드) 등 2명이었습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대부분 소속팀에서 훈련하기를 원하고 부상을 우려해 WBC 꺼리는 마당에 이번에 참가한 단 한명의 이대호는 본인의 대표선수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오릭스 구단의 배려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당초 대표팀에 뽑힌 좌완 에이스 류현진과 일본팀 맞수 김광현이 빠져 마운드가 약화됐고 타선에선 핵심 멤버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안스에서 신시내티로 갑자기 옮기면서 팀 적응을 위해 탈락한 게 크게 아쉬웠습니다.
또 선발과 불펜에서 각도 큰 변화구로 큰 몫을 할 것으로 예상한 김진우와 불펜에서 좋은 활약이 예상되던 홍상삼마저 부상으로 하차해 대표팀 마운드는 커다란 분화구처럼 뻥 뚫린느낌도 줍니다.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약점은 저변확대가 안돼 베스트 멤버가 빠지면 전력 차이가 커 백업 멤버로 제2, 제3의 대표팀을 구성하기 어려웠데 비해 비슷한 전력의 대표팀을 3개는 만들 수 있다는 일본에 비해 선수층이 얇은 게 문제였습니다.
6명을 교체해 빨간불이 켜진 현재 한국 대표팀이지만 새로 짜인 대표팀 구성은 그런대로 해볼 만합니다. 많은 선수를 교체했어도 괜찮다는 모습을 보일 때가 됐습니다.
감독=류중일(삼) 
코치=양상문, 한용덕(한), 박정태(롯) 김동수(넥), 김한수(삼), 유지현(L)
투수=오승환(삼), 장원삼(삼), 차우찬(삼), 박희수(S)노경은(두), 이용찬(두), 정대현(롯),
        윤석민(K) 서재응(K), 유원상(L), 손승락(넥), 장원준(경) 윤희상(S) 
포수=진갑용(삼), 강민호(롯)
내야수=이승엽(삼), 김상수(삼), 정근우(S) 최 정(S), 손시헌(두), 강정호(넥) 김태균(한), 이대호(오) 
외야수=김현수(두), 전준우(롯), 이용규(K) 이진영(L), 손아섭(롯) 
적신호가 울린 마운드는 현재 박희수와 정대현이 어깨와 무릎이 아직 좋지 않아 더욱 문제이지만 윤석민, 장원삼, 서재응, 장원삼, 노경은, 장원준, 차우찬 등 선발진이 자신의 페이스를 찾으면 예전 못지않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빠른 교체로 불펜진은 전보다 많은 부담감을 안고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손승락, 유원상, 윤희상 등의 분발이 기대됩니다.
특히 서재응은 1회 대회 본선 2라운드에서 일본을 2-1로 꺾자 애너하임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으며 선수단에게 투지를 안겨준 솔선수범 자세를 이번에도 보여 리더로서 몫을 해낼 것입니다.
앞으로 대만, 일본, 쿠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상대로 4점이나 빼내야 승산이 있는 공격력은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김현수, 정근우, 최정, 강정호, 강민호 등 경험많은 멤버들이 있어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구성된 대표팀의 강점은 선수들 모두가 어느 때에 비해 열의가 대단한 점입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해부터 승승장구하다가 지난 11월 아시아시리즈에서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혹독한 경험을 처음으로 겪은 게 보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누구도 믿지 않았던 기적 같은 9전전승의 신화를 쓴 김경문 감독의 전설이 한 사람에게만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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