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눈물을 흘렸다. 정통 멜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눈물은 필수지만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여주인공 수연 역을 맡은 배우 윤은혜는 14년 전 자신을 두고 도망갔던 박유천(한정우 역)에 대한 서러움, 그리고 그 사건 뒤에 숨겨졌던 진실을 알게 된 충격을 표현하며 눈물을 흘렸다.
드라마 속 윤은혜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짠하게 만들며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거의 매회마다 흘리는 윤은혜의 눈물은 캐릭터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보고싶다' 속 윤은혜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나쁜 평을 듣고 있지는 않다. 그간 밝은 캐릭터들을 주로 맡아왔던 그녀이기에 정통 멜로 속 비련의 여주인공을 맡아 캐릭터에 이입해 흘리는 눈물이 윤은혜의 연기력 논란을 씻게 해준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삼각관계, 그리고 상처를 지닌 주인공들을 다루는 정통 멜로에서 눈물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의 매회 흘리는 눈물이 드라마 캐릭터를 답답하게 만들며 다소 극의 흐름을 쳐지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 자신이 사랑하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던 박유천, 사랑하지는 않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유승호, 두 남자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며 계속해서 눈물만 흘리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든다는 평이다.
이는 27일 방송분에서 잠깐 등장한 윤은혜의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모습, 박유천의 전화에 당황하며 보여준 귀여운 모습 등이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자아내고 있다는 것에서 증명된다. 이날 방송에서 윤은혜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순식간에 완벽한 옷을 디자인해내는가 하면 자신의 일기를 모두 읽어 봤다는 박유천의 말에 당황하며 수줍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시청자들을 반가움을 표하고 있는 상황. 방송 이후 "잠깐이지만 수연이 수줍어 할때 완전 귀여웠다. 이제 그만 울고 웃었으면", "지나치게 많이 우는 것 같다. 디자이너로서 일 하는 모습 나올때 뭔가 반가웠음"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아픔을 간직해야 했던 수연의 캐릭터 특성상 눈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 자주 흘리는 눈물은 보는 이들을 지치게 할 수 있다. 이제 가끔은 제대로 된 사랑에 설레하고 다가올 충격에도 마음을 다잡는 수연의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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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