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가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난 다르빗슈 유(26)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점찍고 육성에 한창이다.
니혼햄은 지난 25일 '160km' 괴물로 알려진 우완 투수 오타니 쇼헤이(18)의 입단식을 열었다. 지난 10월 드래프트에서 니혼햄의 1순위 지명을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도전을 표명한 오타니는 구단과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오랜 설득 끝에 메이저리그행을 포기하고 니혼햄을 택했다.
오타니는 이날 등번호 1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니혼햄의 11번은 올 시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진출한 다르빗슈가 니혼햄 시절 달았던 번호다. 오타니는 평소 자신이 동경했던 선배의 번호를 물려받으며 "투수와 타자로 모두 일본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르빗슈를 보내며 최고의 스타를 잃었던 니혼햄 역시 오타니를 제2의 다르빗슈로 만드는 데 한창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27일 지바현에 있는 2군 훈련장을 방문해 실내연습장, 기숙사 등을 견학했다. 니혼햄은 이미 오타니의 숙소 방을 다르빗슈가 지난해까지 썼던 방으로 결정해뒀다.
일본 언론은 "오타니가 이를 들은 뒤 '내가 써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광이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고 전했다. 등번호와 기숙사실까지 물려받은 오타니는 짐짓 다르빗슈의 '미니미'처럼 보였다.
그뿐이 아니다. 현재 193cm, 87kg의 건장한 체격인 오타니는 몸무게를 6kg 정도 더 늘리기로 했다. 다르빗슈는 입단시 195kg, 85kg 정도였으나 미국에 가기 전 그는 196cm, 100kg를 기록했다. 신체조건까지 다르빗슈를 따라가려는 오타니의 노력이다.
일본 야구계 역시 오타니에 주목하고 있다. 언론들은 "삿포로돔에 11번이 돌아왔다"며 오타니를 다르빗슈에 비유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오타니의 입단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오타니가 내년 시즌 실력으로 팀과 언론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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