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 팔꿈치 주목하는 이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28 06: 50

“오히려 1년 전보다는 상태가 더 좋아요. 다만 수술 전력이 있고 통증을 갖고는 있으니 계속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이미 팀의 주축 투수로서 맹활약을 떨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공을 던지며 더 많은 수훈을 보여줘야 하는 투수다. 그만큼 선수 본인은 물론 팀에서도 그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젊은 우완 에이스 이용찬(23)의 팔꿈치는 소중하니까.
이용찬은 올 시즌 26경기 10승(1완봉승) 10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 선발투수였다. 162이닝을 소화하며 데뷔 이래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돌파했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7회로 8개 구단 전체 투수들 중 공동 6위를 기록하는 등 승수보다 더 높은 공헌도를 보여줬다. 처음으로 시즌 개막부터 끝까지 선발로 풀타임 활약을 펼친 이용찬은 노경은에 이어 팀 국내 투수 연봉 고과 2위에 올랐다.

이 활약에 힘입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승선한 이용찬은 현재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데뷔 첫 풀타임 선발로 뛰며 피로가 쌓인 팔꿈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이용찬의 가장 큰 과제. 그러나 꼭 1년 전에 비하면 이용찬의 팔 상태는 확실히 낫다는 것이 자타의 평이다.
비시즌 이용찬의 팔꿈치 상태에 대해 김지훈 두산 트레이너는 “지난해 말에 비하면 확실히 용찬이의 상태가 낫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말 이용찬은 팔꿈치 통증은 물론 어깨 통증까지 겹쳐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까지 재활에 몰두했던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용찬이가 팔꿈치 통증은 물론이고 어깨 통증까지 겹쳐 재활하는 데 꽤 많은 비중을 두었는데 그 때보다 지금 몸 상태는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어깨가 아프지 않고 팔꿈치도 다른 투수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통증 정도가 남아있는 상태니까요. 다만 수술 전력이 있는 친구라 본인도 그렇고 팀에서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7년 두산의 1차 우선 지명 선수로 입단한 이용찬은 데뷔 첫 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는 훼손된 인대를 잇는 접합 수술이 아니라 팔꿈치 뼈가 자라나면서 벌어지는 성장통이 생겨 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이었다. 그러나 인대가 상대적으로 많아 자유로운 회전이 가능한 어깨와 달리 팔꿈치는 움직임의 자유도가 적은 만큼 과부하 가능성에 대해 항상 유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투수들이 가장 빈번하게 고통을 호소하는 부위가 팔꿈치인 이유다.
선수 본인도 “팔꿈치 통증이 약간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말보다는 몸 상태가 확실히 좋아 재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깨가 아프지 않아 다행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깨 통증이 겹쳤기 때문에 해당 부위의 근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예년에 비해 여유가 없었고 이는 직구 구속의 저하로 이어졌던 바 있다. 이용찬은 최근 2년 간 “힘껏 던지는 데도 147~148km 정도 밖에 안 나온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깨 상태가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음은 고무적인 일이다. 따라서 마무리 시절 153km의 직구를 손쉽게 뿌리던 이용찬의 직구 구속 회복 가능성은 확실히 높다. 다만 수술 전력이 있는 데다 통증이 남아있고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부하가 있었던 팔꿈치 부위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 남은 것이 사실. 그만큼 이용찬도 팀에서도 팔꿈치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변수가 될 만한 부분은 정명원 코치로부터 사사한 이용찬의 포크볼. 그러나 이용찬의 포크볼은 팔꿈치 부하가 적은 쪽으로 방향을 택한, 엄밀히 따지면 직구 변종 구종인 스플리터다. 이용찬, 노경은 등에게 떨어지는 구종을 전수한 정 코치도 부상이 있던 1992~1993시즌 이후로 현역 은퇴 시점까지 선발-마무리를 오가며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자신의 공을 던졌다. 떨어지는 공을 남발하지 않는다면 그 구종으로 인해 이용찬의 팔꿈치가 탈 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데뷔 당시 이용찬은 고교 최대어 투수로 꼽히며 4억5000만원으로 그 해 가장 많은 계약금을 받은 투수 유망주였다. 2009시즌에는 구원왕 타이틀(26세이브)과 함께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좌에 올랐으며 올해는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중 한 명으로 우뚝 서며 미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까지 달게 된 이용찬. 지금까지 던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을 던지며 장차 ‘서울팀 에이스’가 될 만한 잠재력을 갖춘 만큼 그의 팔꿈치는 비시즌 확실히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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