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야구장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이다".
대구와 삼성의 오랜 숙원이 풀렸다. 대구시와 삼성은 지난 27일 수성구 연호동 대공원역 인근 야구장 부지에서 신축야구장 기공식을 갖고 첫 삽을 떴다. 기존의 대구시민야구장은 지난 1948년 4월20일 대한민국 최초의 야구장으로 지어졌으나 올해로 무려 65년째로 가장 오래된 야구장이 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 삼성과 대구팬들은 신축 구장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삼성을 대표하는 간판스타 이승엽(36)은 후배들에게 부러움을 나타냈다. 그는 "후배들이 좋은 시설에서 야구할 수 있는 좋은 구장이 생겼다"며 좋은 환경에서 오래 뛸수 있게 된 후배들을 부러워한 뒤 "새로운 구장에서 뛰는건 프로에 처음 왔을 때부터 꿈이었다. 새구장에서 야구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이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미 시즌을 마친 뒤 그는 "좋은 구장에서 은퇴해야 하는데"라며 신축 구장에서 은퇴하고픈 속내도 살짝 드러냈다.

1976년생인 이승엽은 올해로 만 36세 베테랑이다. 신축 구장이 개장하게 될 2016년이면 만으로 불혹의 나이가 된다. 진갑용은 "새 야구장이 만들어질 때면 난 덕아웃에 있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단념했지만, 그보다 2살 더 젊은 이승엽이라면 그때까지도 현역 지속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승엽에게는 국내 2000안타에 대한 동기·부여가 있다. 이승엽은 지난 5월8일 사직 롯데전에서 한일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는 "KBO 공식 기록이 아니니 나 혼자 만족하겠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 10시즌 통산 1436안타 때려낸 승엽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8년간 통산 686개를 기록했다.
이승엽이 국내에서 통산 2000안타를 치기 위해서는 564개 안타를 추가해야 한다. 국내에서 10시즌 평균 143.6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의 페이스라면 앞으로 최소 4년을 더 뛰어야 달성 가능하다. 2013~2015년을 기존의 대구시민구장에서 소화하고 난 다음 2016년 신축 구장에서 국내 통산 2000안타 기록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
이승엽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삼성과 신축 구장에서 기록이 나온다면 기념비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승엽이 국내 2000안타를 치기 위해서는 4~5년을 더 뛰어야 한다. 본인도 속으로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다. 신축 구장에서 2000안타를 친다면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승엽은 올해 타율 126경기에서 타율 3할7리 150안타 21홈런 85타점으로 전혀 녹슬지 않은 기량 자랑했다. 한해 한해가 다른 게 베테랑이라지만,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한 이승엽이라면은 마흔까지도 충분히 선수 생활이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대구 야구장 신축이 2000안타를 꿈꾸는 이승엽에게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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