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체선수 6인, 상품가치 끌어올려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29 10: 40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체선수로 합류한 6명의 선수들이 소중한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활약상에도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번 WBC는 지난 두 번의 대회에 비해 명단 변경의 폭이 크다. 부상과 개인 사유를 이유로 현재까지만 6명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빠졌다. 류현진(LA다저스), 추신수(신시내티)는 개인 사정으로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고 봉중근(LG) 김광현(SK) 홍상삼(두산) 김진우(KIA)는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음을 고려하면 이들의 아쉬움은 진하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을 대신해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장원준(경찰청) 차우찬(삼성) 이용찬(두산) 서재응(KIA) 윤희상(SK) 손아섭(롯데)이 그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빠진 선수들의 몫도 대신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크다.

우선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왼손 자원인 장원준과 차우찬이다. 그간 대표팀의 왼쪽 날개를 형성했던 류현진 봉중근 김광현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이들의 임무가 막중해졌다. 이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 좌우 균형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단순한 대체 선수의 신분을 넘어 대표팀 마운드 운영의 키를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불안요소는 있다. 장원준은 현재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꾸준히 경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였다.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변수가 될 수는 있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차우찬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자신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원래 명단에 포함됐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던 세 명의 오른손 투수도 각자의 몫이 있다. 서재응은 이번 대표팀에서 마운드를 이끌 리더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WBC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은 이번 대표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서재응의 노련미는 반드시 필요하다. 선발과 중간에서 모두 뛴 경험이 있는 이용찬은 넓은 활용폭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고 윤희상은 무게감이 약해진 선발진 재건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타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체 선수로 선발된 손아섭은 1차 명단 발표 때 탈락해 논란이 됐던 선수다. 천신만고 끝에 기회를 잡았고 대표팀에 대한 의지가 높았다는 점에서 또 한 번의 승부근성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팀의 3번 타자 겸 붙박이 우익수로 분류됐던 추신수의 자리를 그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WBC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처럼 병역혜택은 없다. 그러나 자신의 상품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는 이만한 대회도 없다. 특히 이용찬 윤희상 손아섭 등 젊은 선수들은 전국구 스타로 떠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직 군에 다녀오지 않은 선수들로서는 이번 대회 활약상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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