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읽다] 패션으로 포장된 ‘삶의 나침반’
OSEN 최준범 기자
발행 2012.12.30 08: 18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패션멘토’ 간호섭 홍익대 교수는 한번 쯤 꼭 만나 코칭을 받아보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간 교수는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에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도전자들을 벗어나게 해줬으며, 미션 중 길을 잃은 도전자에게는 나침반 역할을 자처하며 길을 찾아줬다.
이런 그를 만나고 싶어하는 하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예비 디자이너들이 많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간 교수를 찾아가기엔 발걸음이 무겁다. 실력이 검증된 패션 멘토에게 자신의 미래에 관한 조언을 듣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예비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간 교수는 ‘런웨이의 열정으로 패션을 완성하라’를 출간해 예비디자이너 또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부단히 길을 찾고 있는 기성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전했다. 
간 교수가 쓴 이 책은 그가 패션을 접하게 된 계기를 비롯한 그의 패션 일대기, 후배 양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 디자이너의 긍지, 각종 브랜드 및 방송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수록했다.
아울러 지금 막 패션을 공부하기 시작한 학생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이 들어 있어 그가 선배로서 베푸는 친절함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패션 일대기와 지금껏 본인이 참여했던 프로모션 및 프로젝트를 책의 반 이상 정도에 기술함으로써 자신의 발자취를 담았다. 일반인에게 이 대목의 의미는 단순히 궁금했던 간 교수의 프로필에 대해 자세히 듣는 정도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뜻을 품은 사람이라면 막연했던 패션계가 조금 더 입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며, 견문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 앞으로의 계획이나 전략 등을 담은 ‘로드맵’도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조건 해외유학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하는 간 교수는 “국내에서만 공부해도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책에 기록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디자이너와 거리가 먼 독자들을 고려해서는 ‘프런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는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막 패션을 공부하기 시작한 학생들을 위한 조언인 '자신만의 다이아몬드를 만들라'.
그의 말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를 완벽하게 하기 위한 조건에는 크게 4가지 'C'가 있다. Carat, Cut, Color, Clarity 등이 바로 그것.
중량을 뜻하는 Carat은 디자이너의 천재성에 비유했다. Carat은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문제이며, 타고 나야 한다는 것이다. Cut은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공하는 과정으로, 커팅 과정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 따라 완성품의 가치는 천차만별 달라진다.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길고 힘든 커팅 과정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간 교수는 주장했다.  
색깔을 뜻하는 Color는 본인만의 개성을 뜻한다. 자신만의 장점을 발견하고 유지하는 것에 힘써야 남의 것을 흉내 내는 과오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Clarity는 투명도를 말하는 것으로, 흠없고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다이아몬드가 상품가치가 높게 책정되는 만큼 디자이너도 다이아몬드처럼 인간성이 투명해야 성공도 하고 존경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자는 이 조건이 단지 디자이너에게만 해당되는 충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까지도 열심히 꿈을 쫓는 젊은이들이라면 일반인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그의 삶에 다시 한 번 자극 받을 것이며, 또 앞서 언급한 4가지 진심어린 충고를 조금만 비틀어본다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삶의 나침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327쪽.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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