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동안 프로야구 순위판도는 큰 변화가 없다. 2000년대 중반 곧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던 한화가 하위권으로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삼성, SK, 롯데, 두산, KIA 등이 번갈아가며 4강에 진출할 뿐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극적인 순위변동이 적다. 이말은 곧 팀의 선수단 변동이 크지 않다는 뜻과 통한다. 상대적으로 작은 선수시장은 폐쇄적인 선수이동을 낳았고 스타급 선수가 팀을 옮기려면 이제 FA가 아니고서는 힘들게 됐다. 그래서 한국 프로야구는 선수영입 보다는 감독선임, 유망주 육성, 시스템 변화 등을 통해 성적향상을 꾀한다.
그렇다고 해도 선수의 이적이야말로 팀 전력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직접적인 방법이다. 삼성이 2005년 FA에 대한 거액의 투자로 곧바로 우승을 일궈낸 것이 좋은 예. 또한 2009년 KIA의 우승에는 이적생 김상현의 MVP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유난히 활발했던 지난해 FA 시장을 반영하듯 올해 이적생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롯데 김성배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겨 불펜의 중추 역할을 맡았는데 만약 올해 김성배가 없었다면 롯데의 4강도 요원했을지 모른다.
2013년 프로야구도 이적생들의 활약에 따라 판도가 뒤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삼성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최근 5년 동안의 '왕조'를 누가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두산은 홍성흔을 FA로 다시 데려오기에 이른다. 비록 김동주와 포지션이 겹치지만 두산은 홍성흔의 영입으로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올해 FA 시장에서 홍성흔과 김주찬을 모두 놓친 롯데는 오히려 전력누수가 심했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장성호를 데려오고 보상선수로 김승회와 홍성민 두 명을 받아 마운드를 보강했다.
4강 재진입을 노리는 KIA는 김주찬에 거액을 베팅하며 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이용규와 김주찬이 이룰 달리는 야구의 시너지효과에 기대가 모아진다. 선발진의 힘은 최강으로 꼽히는 KIA이기에 새로 영입된 김주찬이 타선에서 시너지효과만 제대로 발휘해 준다면 언제든지 우승권 도전은 가능하다.
2002년 이후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재도전하는 LG는 올 겨울에도 지갑을 열었다. 삼성으로부터 정현욱을 데려온 LG는 이로써 탄탄한 필승조를 갖추게 됐다. 더욱이 정현욱은 마운드에서 활약하는 '유형'의 전력 외에도 투수조 고참으로서 누구보다 성실한 자기관리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 '무형'의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는 삼성에서 현재윤을 데려와 포수전력 강화에도 성공했다.
한화는 올 겨울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마운드 전력의 절반을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적생이 있다면 장성호와 맞바꾼 송창현 정도다. 그렇지만 한화는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감독인 김응룡을 사령탑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 감독이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한화의 체질개선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막내 NC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큰 전력보강을 했다. 이호준과 이현곤을 FA로 영입해 알짜 전력보강을 했고 각 팀에서 20인 보호선수 외 1명씩 지명으로 데려와 1군 전력을 갖췄다. 전력상 최약체로 평가받는 NC지만 이적생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 준다면 깜짝 반란도 기대 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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