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유원상(26)이 2013시즌에 대한 각오와 대표팀에 뽑힌 소감, 그리고 제3회 WBC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올해 유원상은 마침내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내고 팀의 주축선수가 됐다. 2011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한 게 유원상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는데 2011년 당시 LG 2군 투수코치였던 차명석 투수코치와 머리를 맞대며 도약을 이뤘다. 차 코치는 보직전환과 투구폼 개선을 통해 유원상의 잠재력을 끌어냈고 유원상은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2012시즌 개막전부터 유원상의 반전은 시작됐다. 유원상은 150km에 가까운 직구와 140km 중반대를 형성하는 슬라이더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시즌 초 LG 돌풍의 중심에는 유원상의 철벽투가 자리했고 LG는 지난 10년 중 가장 강한 불펜진을 구축했다. 하지만 유원상은 시즌 후반 팔꿈치에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얼마 전까지 재활에 집중해야했다.

유원상은 지난 11월 23일부터 12월 23일까지 한 달 동안 팔꿈치 재활과 WBC 출장 준비를 위해 사이판에 재환훈련에 임했다. 유원상은 28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이제 팔꿈치는 괜찮다. 시즌 때 약간 통증이 있었는데 사이판에서 재활보다는 보강훈련에 가까운 과정을 거쳤다”며 “WBC를 위해 한 달 빨리 준비해야하는 만큼 평소보다 빨리 몸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다. 아픈 곳도 없고 WBC를 위한 준비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원상은 불펜전환과 함께 올라선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예전에는 선발투수를 선호했었다. 올해 제대로 중간을 맡게 됐는데 결국 짧게 던지는 게 나한테 더 맞는 것 같다. 이제는 중간에 집중할 생각이다”며 자신의 자리를 찾은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현욱의 FA 영입으로 불펜진이 한층 두터워진 것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유원상은 “작년에는 우리 불펜진이 좀 엇갈렸다. 나는 시즌 초부터 컨디션이 올라온 것에 반해 (우)규민이형이나 (이)동현이 형은 시즌 중반부터 공이 좋아졌다. 그러다보니 소수에게 불펜진 전체가 의존하는 일이 벌어졌었다”며 “하지만 정현욱 선배님이 오면서 (봉)중근이 형 앞에 3명의 필승조가 자리하게 됐다. 분명 서로에게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고 불펜진 전체가 무리 없이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한 유원상은 “정현욱 선배님은 자기 관리도 철저하시고 나보다 공도 빠르시다. 커브도 굉장히 좋으신데 정현욱 선배님의 관리법과 커브를 배우고 싶다”고 베테랑 선배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고 싶다는 의지도 보였다.
사실 시즌 중 유원상은 심심치 않게 WBC 출전를 희망해왔다. 아시안게임에 병역혜택이 달려있지만 그보다는 세계 최고무대서 최고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WBC가 더 가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유원상의 바람은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다.
유원상은 “소식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프로와서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는데 큰 영광이라고 느꼈다”고 대표팀 명단 발표 순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유원상은 “대표팀의 일원이 된 만큼 보다 많은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그러나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면서 “평소에 메이저리그를 자주 보는 편이다. 이제 메이저리그 강타자들과 맞붙게 됐는데 가서 한 번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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