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라게 해주겠다".
한화에도 희망은 있다. '돌아온 강타자' 김태완(28)이 뜨거운 의지로 2013시즌 복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시즌을 마친뒤 2년간 대전고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한 김태완은 지난달 소집해제돼 팀 합류했다. 서산 마무리훈련 막판부터 최근 일본 오키나와 특별훈련까지 소화하며 복귀 시즌을 잔뜩 벼르고 있다.
▲ 힐링의 시간은 끝났다

김태완은 2008~2010년 한화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2년 연속 23홈런을 쳤고, 2010년에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86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율 전체 4위에 올랐다. 힘과 선구안을 두루 갖춘 강타자로 전성기를 보냈으나 국방의 의무를 피할 길이 없었다. 한창 그라운드를 뛰어야 할 나이에 2년 공백기를 갖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태완은 "지난 2년은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야구만 하다 보니 해보지 않은 게 많았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여행도 많이 다녔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개인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낮에는 대전고에서 근무를 하고, 밤에는 한화 실내연습장 일승관에서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그는 "주말에는 공휴일에는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운동했다"고 했다.
그만큼 야구가 고팠다. 종종 야구장에도 찾아와 관중석에서 한화 경기를 지켜봤다. 김태완은 "밖에서 바라보니까 야구가 잘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관중석에서 보는 야구도 재미있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나 야구장에 가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경기장에서 야구를 자주 볼수록 야구가 더욱 하고 싶어졌다. 웬만해서는 가지 않으려 했다"는 게 김태완의 고백이다.
▲ 기술은 OK, 적응만 하면 된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김태완에 대해 "경기감각이 문제일 뿐 타격과 수비 모두 문제 없다. 아직 제대한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스프링캠프를 치르기 위한 준비가 완벽히 마쳤다"고 평가했다. 김태완도 "다른 것 없이 적응하는데 집중했다. 오전·오후·야간으로 몸을 만들었고, 배팅량도 많이 가져갔다. 아직 부족한 만큼 연습경기로 만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년의 공백기가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 김태완은 "2년간 쉬었지만 기술은 그대로 갖고 있다. 기술보다는 적응이 문제"라며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최대한 많이 경기에 나가 적응해야 하는게 중요하다. 타격은 물론 수비도 마찬가지다. 주위에서는 공격적인 면을 많이 기대하고 있지만 수비에서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타격 훈련 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 훈련까지 소화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그의 마음 가짐이 그렇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 입대 전 성적은 다 잊고 새로 시작하고 있다.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해주시고 계시지만 사실 내가 그런 것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는 없다. 적응하고, 준비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김태완의 말이다.
▲ 깜짝 놀랄 한화를 기대하라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화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꾸준히 2군 선수단과 함께 한 김태완이지만 그에게도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 그는 "얼굴들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에 뛰지 못한 경험없는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분위기를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중간급 위치가 된 만큼 후배들과 함께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할수록 그의 희망도 커져간다. 김태완은 "내년에는 우리 한화가 깜짝 놀라게 할 성적을 올리고 싶다. 외부에서는 우리를 하위권으로 보고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은 어떻게 될지가 모른다.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등번호도 입대 전 10번에서 38번으로 새롭게 바꿨다. 김태완은 "큰 의미는 없다. 그냥 기분 전환의 의미"라고 했다. 그런데 왜 38번을 골랐을까. 그는 "기존의 선수들 것을 뺏고 싶지 않았다. 남아있는 번호 중 38번이 눈에 띄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38번은 KIA로 떠난 김용달 타격코치가 쓴 번호. 과거의 것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김태완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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