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재난 영화가 시간이 갈수록 나름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다. '해운대', '연가시', 그리고 '타워'에 이르는 토종 재난영화가 관객들의 연이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지난 25일 개봉한 '타워'는 4일만에 100만 돌파를 이루며 외화 '레미제라블'을 넘고 3일만에 박스오피스 1위 탈환에 성공했다. 개봉 당일 40만여명이라는 경이로운 오프닝 스코어로 포문을 연 '타워'는 12월을 넘어 1월까지 관객들을 만나며 장기 흥행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형 재난 영화는 지난 2009년 '해운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해운대에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밀려온다는 설정 하에 가장 어렵다는 물 CG를 구현한 이 영화는 113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이어 등장한 영화는 지난 7월 선보인 '연가시'. '해운대'보다 사이즈가 작은 대신 기발하고 독특한 설정으로 승부수를 걸었던 '연가시'는 기생충-집단 감염을 소재로 한 국내 최초의 영화였다.
하지만 '연가시'의 흥행 전망은 밝지 않았다. 설정이나 소재 자체는 재미있으나 드라마나 편집에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것. 그러나 '연가시'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난 여름 451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런 재난 영화의 흥행사를 '타워'가 이으면서 한국형 재난 영화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집단 주인공이 등장하는 토종 재난 영화의 불패 공식이 탄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기대를 가질 법 하다.
특히 물 난리, 기생충 감염에 이어 화재를 소재로 한 '타워'는 한국형 재난 영화의 또 다른 단계를 선보이며 이 장르의 진화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한층 자연스러워진 CG와 스케일 큰 화면 구현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토종 재난 영화는 이 장르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코미디, 신파와의 결합을 얼마나 매끈하게 다듬을 지도 앞으로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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