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선수의 얼굴이다. 자존심이기도 하다.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고민이 커지기도, 의견이 맞지 않기도 한다. SK에서는 에이스 김광현(24)이 그런 경우다.
SK는 주축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에 나서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재계약 대상자 59명 가운데 44명과 계약을 마쳤다. 74.6%의 재계약률이다. 그러나 몇몇 핵심 선수들과의 계약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시원한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선수들도 있다.
관심을 모으는 선수 중 하나가 김광현이다. 복잡한 계산 방식이 얽혀있어서 그렇다. 김광현은 올 시즌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8승(5패)을 거두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았다. 여기에 로테이션을 자주 거르며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2007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적은 경기수였다.

성적만 놓고 보면 인상보다는 삭감 대상 쪽에 가깝다. 2012년 2억5000만 원의 비교적 고액 연봉을 받았음을 감안해도 그렇다. 그러나 그 폭을 놓고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사례를 봐도 그랬다. 2008년 4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던 김광현은 그해 맹활약으로 연봉이 1억3000만 원까지 올랐다. 2010년 1억7500만 원으로 소폭 오른 김광현의 연봉은 2011년 2억7000만 원까지 뛰었다. 2010년 17승의 대가였다. 이는 5년차 최다 연봉 타이 기록이기도 했다. 좋은 성적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상을 해주면서 상징성도 살려줬던 SK다.
깎을 때의 폭은 크지 않았다. 김광현은 2011년 17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4.84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연봉 협상은 2000만 원 삭감으로 마무리 지었다. 고과 이상의 상징성을 감안한 결론이었다. 이런 기억을 고려하면 올해도 삭감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어깨가 정상적이지 상황에서도 포스트시즌까지 최선을 다했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SK는 그간 연봉협상에서 큰 잡음이 없는 팀이었다. 구단은 합리적인 고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적정 연봉을 제시했다. 타 구단에 비해서는 선수들의 신뢰도 높은 편이다. 성적 이외의 다른 측면을 비교적 폭넓게 고려한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과연 김광현의 2013년 연봉은 얼마가 될까. 미계약자들의 계약에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더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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