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작곡가 박명수는 진지했고 그래서 더욱 고통스러웠다. 늘 뻔뻔하고 이유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박명수는 연신 제작진에게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초보라서 더욱 힘들었던 작곡가 박명수의 창작기는 짠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9일 방송에서 연말공연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준비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앞서 박명수는 지난 10월 연말공연에서 부를 노래를 자신이 작곡하겠다고 나섰다.
작곡가이기도 한 길은 한달 만에 6곡을 작곡하는 것은 프로 작곡가도 힘들다고 만류했지만 박명수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때마침 300회 특집에서 박명수의 원래 꿈은 노래를 만드는 프로듀서라는 것도 공개되며 기대를 높였다.

박명수는 장난으로 작곡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작곡에 열중했다. 하루에 7~8시간씩 노래를 만들면서 창작의 고통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숨은 깊어갔다.
오죽하면 그는 “아내와 대화가 없어졌다”면서 “계속 앉아 있다보니깐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창작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멤버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하는 것도 힘들었다. 멤버들은 고통의 창작 과정을 알면서도 시청자들을 위한 공연에서 질이 떨어지는 노래를 내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 박명수를 괴롭혔다.
정준하는 “옛날 노래 같다”고 난색을 표했다. 유재석에게 야심작 ‘메뚜기월드’를 선물했지만 “정말 싫다”는 솔직한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35일간 6곡을 만드는 일에 작곡의 꿈을 꿨던 박명수는 두손 두발 들었다. 그는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드디어 ‘메뚜기 월드’, ‘강북멋쟁이’, ‘몽환송’, '스페인송', '동네 한바퀴' 등 박명수가 만든 곡 일부가 공개됐다. 예상대로 멤버들은 불만 일색이었다. '강북멋쟁이'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잡기 위해 만들었다고 공개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노홍철은 "상품성은 제로"라고 독설을 했고 정형돈은 "우리 노래 다 들은 것 맞느냐. 다 비슷하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이날 멤버들은 토론을 통해 노래를 부를 주인을 선정했다. 유재석은 고심 끝에 '메뚜기 월드'를 부르기로 했으며 정형돈은 '강북 멋쟁이'를 택했다. 길은 '동네 한바퀴', 하하는 '몽환송', 정준하는 '세이 굿 바이(Say good bye)', 노홍철은 '스페인송'을 불렀다.
멤버들은 잠시 불만을 접어두고 작곡가 박명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안무 연습과 노래 녹음에 들어갔다. 박명수는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주위 분들이 도와줘서 이루게 됐다"고 감격해 했다. 일단 이날 방송은 박명수의 작곡 분투기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노래는 완성됐고 공연도 이미 마쳤다. 박명수가 작곡한 연말공연 노래는 다음 달 5일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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