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핫이슈] 돌아온 코끼리, 한화를 바꿔놓을 것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01 06: 01

우승 청부사의 리더십은 살아있을까. 
2012년 한화는 최고의 뉴스메이커였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거물급 스타들을 중심으로 연일 뉴스를 쏟아냈다. 그 중에서 최고의 깜짝 뉴스는 백전노장 김응룡(72) 감독의 사령탑 선임이었다. 한화는 지난 10월8일제9대 사령탑으로 김응룡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지난 2004년 삼성 사령탑을 끝으로 현장 감독에서 물러난지 8년만의 귀환이었다. 
한화는 지난 4년 사이 3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깊은 암흑기 보내고 있다. 김태균·박찬호·송신영의 가세로 2012년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결과는 시즌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다이렉트 최하위'로 끝났다. 한화가 빼든 카드는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에 빛난 김응룡 감독이었다. 

김응룡 감독은 1983~2000년 해태에서 18년, 2001~2004년 삼성에서 4년을 지내는 등 22년 연속 현장의 사령탑으로 활약한 최장수 감독이다. 역대 최다승(1476승)과 한국시리즈 우승(10회) 기록 모두 김 감독이 갖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해태와 삼성에 비해 한화의 전력은 너무나 약하다는 점에서 김 감독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다. 
김 감독은 시작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10월10일 대전구장 첫 방문에서 대뜸 "경기장이 너무 작다. 펜스를 더 뒤로 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 구단은 김 감독의 어명에 대전시와 협의해 곧바로 외야 펜스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 한화 투수들을 괴롭혀온 '미니구장'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다. 감독의 한마디에 예정에 없던 경기장을 공사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 감독의 파워는 코칭스태프 인선에서도 나타났다. 현장을 8년간 떠나있던 김성한 전 KIA 감독을 수석코치로 앉혔고, 해태 시절 제자였던 이종범과 이대진을 코치로 받아들였다. 김 감독의 "야 한 번 도와줘"라는 말에 역전의 용사들이 한화로 모두 집결했다. 밥먹듯 우승하며 이길 줄 아는 해태 시절 제자들을 안으며 오랜 시간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한화 선수들을 개조시키는 데에도 역점을 뒀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1월27일에는 부임 후 첫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00안타의 대타자 장성호를 롯데에 보내는 대신에 데뷔도 안 한 무명의 신인 투수 송창현을 데려오는 1대1 깜짝 트레이드.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고, 젊은 선수 중심으로 투수진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였다. 김 감독은 "누구든 트레이드할 수 있다. 의지없는 선수와는 하고 싶지 않다"며 풀어져있던 선수단에도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박찬호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또 다른 선발투수 양훈이 군입대하고, 중심타자 장성호가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들이 상당수 팀을 떠났다. 젊은 선수들로 재편된 팀에서 당장 성적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 항간에서는 신생팀 NC에게도 잡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한화는 '김응룡'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와 리더십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김응룡 감독이라면 뭔가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다. 한화는 당장 성적도 중요하지만, 체질개선이 더 시급하다.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돌아온 김응룡 감독이 과연 날개 꺾인 독수리의 비상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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