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남부리그 1위를 차지한 팀이지만 아직 확실한 1군 수준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특별 드래프트는 물론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이은 젊은 외국인 투수들까지 가세해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2013년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이게 될 신생 9구단 NC 다이노스는 돌풍의 핵이 될 수 있을까.
경남 통합창원시를 연고로 프로야구 9구단으로 1군 첫 발을 내딛게 될 NC는 지난해 퓨처스 남부리그 소속으로 시즌 전적 60승 5무 35패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투수진에서는 두산에서 2차 드래프트로 가세한 사이드암 이재학이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로 에이스 노릇을 했으며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호타준족 좌타자 나성범은 3할3리 16홈런 67타점 29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비췄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얻은 선수 중 1군 경험을 어느 정도 갖춘 선수는 넥센에서 뛰던 주전 포수 허준 정도에 불과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NC의 퓨처스리그 승승장구를 보면서도 “시즌 후 특별 드래프트와 FA 수급, 3명을 가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제도가 NC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평이 나왔다.

비시즌 NC의 선수 수혈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11월 15일 기존 8개 구단의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을 통해 NC는 좌완 이승호(전 롯데), 베테랑 우완 송신영(전 한화), 사이드암 고창성(전 두산) 등 계투진에 큰 힘이 되어 줄 선수들을 데려왔고 LG의 미래 주전 포수감이던 김태군, 호타준족 내야수 모창민(전 SK), 일발장타력을 지닌 좌타자 조영훈(전 KIA) 등도 영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NC는 4번 타자가 되어줄 베테랑 오른손 타자 이호준(전 SK),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내야수 이현곤(전 KIA)을 FA 시장에서 데려왔다. 미래 가치가 높은 선수들은 아니지만 당장 NC 전력에는 힘이 되어줄 선수들이다. 게다가 외국인 선발 투수 3인의 계획 중 좌완 아담 윌크와 우완 찰스 쉬렉으로 두 개의 퍼즐을 채웠다. 윌크는 1987년생, 쉬렉은 1985년생으로 한창 전성기를 달릴 유망주급 외국인 투수들이다.
비시즌 선수 수혈을 지켜봤을 때 NC는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은 물론이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세간의 하위권 예상을 뒤엎고 포스트시즌 진출과 금메달 수확을 이끌었던 주인공. 하위권 예상팀을 상위로 도약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인 만큼 NC에서도 당시의 모습을 재현할 가능성을 충분히 점칠 만 하다.
다만 센터라인이 확실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은 예의주시해야 한다. 윌크는 플라이볼 투수지만 쉬렉은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땅볼/뜬공 비율이 1.58에 이를 정도로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투수였다.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이재학과 두산에서 데려온 사이드암 고창성은 역회전되는 공을 바탕으로 뜬공보다 땅볼을 자주 유도해내던 투수들이다. 그만큼 안정적인 수비, 특히 확실한 2루-유격수 키스톤 콤비진 구축이 필요한 NC다.
비시즌 동안 NC는 확실하게 키스톤 콤비진을 구축하지 못했다. 이현곤은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지만 최근 수 년 간 3루수로 더 많이 뛰었다. SK에서 데려온 모창민의 성균관대 시절 포지션은 2루였으나 그동안 1,3루 출장 기회가 더욱 많았다. 1년차 2루수 박민우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는 신예다. 중견수 자리에 김종호(전 삼성), 나성범 등이 있고 포수 자리에 허준, 김태군 등이 설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키스톤 콤비진의 외부 수혈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넥센에 우완 김태형을 주고 데려온 내야수 차화준의 1군 출장 경험도 일천한 편이다.
신생팀인 만큼 NC는 선수단의 패기와 동기부여가 확실한 팀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는 수비 면에서 안정성을 찾지 못한다면 자칫 NC는 첫 해 참가에 의의를 두는 팀이 될 수도 있다. 계투진과 중심타선 보강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제대로 된 센터라인 구축을 했다고 보기는 힘든 NC의 2013시즌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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