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흘렸다.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김효범(29)은 3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에 출전해 3점슛 3개 포함 23점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김효범은 승부처인 4쿼터서 14점을 몰아치며 KCC에 올 시즌 4번째 승리를 안겼다.
목에 큰 상처가 났음에도 김효범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새해 인사를 부탁하자 그는 눈물을 흘렸다. 마음 고생이 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2010 시즌을 마친 후 김효범은 SK로 이적했다. 울산 모비스에서 FA로 풀린 뒤 말 그대로 대박을 터트렸다. 총액 5억1300만 원을 받으며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SK로 이적한 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대 만큼의 능력을 받지 못하면서 '먹튀'논란까지 불거졌다.
연봉도 줄면서 자연스럽게 기회도 줄어 들었다. 설상가상 올 시즌에는 제대로 된 출진 시간도 보장 받지 못했다. 가비지 타임에 나와 외곽슛만 쏠 정도였다.
문경은 SK 감독은 김효범에 대해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끊임없이 발전하라고 독려했다. 하지만 주전은 물론이고 식스맨으로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승부가 결정된 뒤 경기에 나서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김효범은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KCC 허재 감독이 그를 원했다. 주전들이 대거 이탈하며 시즌을 시작한 KCC는 부상자까지 늘어나면서 정상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결국 허재 감독은 용단을 내리고 직접 후배인 문경은 감독에게 전화했다. 문경은 감독은 많은 고민을 한 끝에 김효범을 KCC로 보냈다.
KCC로 팀을 옮기며 김효범은 불만 대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하지 않았지만 문자 메세지를 통해 '감하다'는 인사를 보냈다. 그만큼 KCC행은 김효범에게 다시 찾아올 수 없는 기회였다.
지난 26일 열린 첫번째 경기서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결과. 20여분 출전한 그는 3점-3리바운드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2번째 경기인 오리온스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허재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일단 증명했다.
김효범의 활약은 허재 감독과 문경은 감독 그리고 KCC-SK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트레이드 때문에 논란이 발생됐기 때문이다. 김효범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문경은 감독이 트레이드를 한 이유에 대해서 논란이 생길 수 있고 1라운드 선발 용병이 SK에 합류했기 때문에 꼼수라는 이야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허재 감독도 이러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논란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김효범의 활약이 필요하다. 오리온스전에 보여준 것처럼 치열하게 경기에 나서야 한다. 사실상 프로선수로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김효범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주목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트레이드의 속사정을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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