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지난 30일 8개월간의 기나긴 여정을 마쳤다. 지난 4월 29일 첫 방송된 ‘나가수2’는 이날 이은미와 더원이 마지막 격돌을 벌였다. 그 결과 더원이 올해의 가수인 가왕이 됐다.
‘나가수’는 노래를 들을 준비가 된 관객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다. 빼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진정한 가수로 평가되는 흔치 않은 곳이다.
이 프로그램은 언젠가부터 비주얼과 퍼포먼스가 가수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졌던 우리 음악계에 돌직구를 던졌다. 노래를 통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선사할 줄 아는 가수가 진정한 가수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한 프로그램이었다.

시즌 2 역시 이은미, 김건모, 박완규, JK김동욱 등 대중적인 인지도와 실력을 갖춘 가수들이 펼치는 명품 공연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또한 국카스텐, 소향, 더원 등 실력에 비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가수도 ‘나가수2’를 통해 재발견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시즌 2는 결과적으로 시즌 1의 인기를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새해를 이틀 앞두고 종영한 ‘나가수2’. 지상파 3사의 연말 시상식과 겹쳐지며 마지막 방송의 반향은 크지 않았다. 비단 마지막 방송만이 아니었다.
지난 해 시즌 1이 대중음악계를 뒤집었다고 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에 비해 시즌 2는 대중의 관심이 급격하게 줄었다. 속편은 망한다는 징크스의 어김없는 주인공이 됐다.
높은 수준의 음향설비와 무대구성을 위해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했다. ‘무한도전’과 함께 MBC 예능 프로그램 중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성과는 낮았다.
시청률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지난 해 10% 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졌던 ‘일밤’을 살렸던 것과 달리 시즌 1은 단 한번도 평균 시청률이 10%를 넘은 적이 없다.

‘나가수2’는 지난 4월 29일 첫 방송에서 8.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이후 지난 5월 6일 2회에서 9.9%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자체최고시청률이다. 지난 달 가왕전에 돌입한 후에도 4~5%대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또한 가수들의 무대는 매주 감동을 선사했지만 ‘나가수2’가 가수들의 무대를 빛낼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는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가수들이 노래에 집중하기에는 ‘나가수2’는 잡음이 많았다. 시즌 1이 높은 관심으로 인해 방송 전 결과 유출로 고생을 했다면 시즌 2는 잦은 방송 방식 변경으로 인해 시청자들을 혼란하게 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도입했던 생방송 경연은 일부 MC의 진행논란과 가수들의 경직된 무대 구성 등의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제작진은 한달여 만에 사전녹화와 생방송 발표라는 방송 형태를 변경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수들이 두 번이나 방송에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을 수용해 한달여 만에 다시 생방송을 포기하고 전면 녹화방송 체제로 전환했다. 오락가락한 방송 형태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분산시켰다.
시즌 2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대중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슬픈 사실을 확인하는 시즌이었다. 가수들의 묵직한 무게감은 여전했지만 이들의 노래를 귀기울여듣는 시청자들은 많이 떠났다.
일단 ‘나가수’는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간다. 시즌 3로 내년 봄에 돌아올지 시즌 2를 끝으로 프로그램이 종영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나가수2’ 후속으로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다음 달 6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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