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초미의 관심사인 내년 스토브리그가 1년 전인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올 시즌 4년 34억에 LG 잔류를 택한 이진영(32)을 시작으로 FA들이 쏟아졌으나 야구계의 눈은 이미 내년 열릴 '빅 마켓'으로 쏠리고 있다. 오승환, 장원삼(삼성), 강민호(롯데), 정근우, 송은범(SK), 윤석민, 이용규(KIA) 등 한 팀의 전력을 좌지우지할 선수들이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요건을 갖춘다.
최근 FA 시장이 과열되면서 수십억은 물론, 백억대 FA까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물론 이것은 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이야기다. 위 선수들이 내년 예비 FA로서 '대박'을 위한 시동을 제대로 걸 수 있을까.

▲ 올해 활약을 내년까지 쭈욱~
장원삼은 올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7승(6패)을 거두며 다승왕,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예비 FA 중 유일하게 내년 연봉 계약(4억원)을 마쳤다. 짝수해에 잘한다는 징크스가 있는 장원삼이지만 내년 WBC와 시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좌완 에이스로서 FA 대박을 노린다.
오승환 역시 지난해 47세이브에 이어 올해 37세이브로 2년 연속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팀의 우승을 견인, 마무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올해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팀에 남은 만큼 최대한의 대우를 받기를 바라고 있다. 그만큼 내년에도 삼성의 뒷문을 샐틈 없이 잠가야 해외 진출, 혹은 연봉 대박을 추진할 수 있다.
강민호는 포수라는 포지션 만으로도 가치가 높은 데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일본에서 WBC 한국대표팀 중 가장 경계하는 선수기도 하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포지션과 강타자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올해 연봉 3억원을 얼마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내년 그의 대박 정도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 FA 대박 위해 자존심 회복이 먼저
올해 본인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윤석민(9승8패 ERA 3.12)과 수술 후 시즌 내내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송은범(8승3패 ERA 4.15)은 올해 'FA 프리미엄'을 받을 경우 적어도 연봉 동결이 예상된다. 이들의 진짜 시험대는 내년이다. 특히 해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은 내년 자신의 능력치를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용규와 정근우 역시 올해 나란히 부진했다. 이용규는 시즌 중반까지 2할대 타율로 고전했다. 막판 타격 집중력과 빠른 발(44도루)로 살아났으나 부상까지 겹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정근우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타율 3할을 넘지 못했다. 발빠른 두 선수는 다행히도 바로 올해 4년 50억원에 도장을 찍은 김주찬(KIA)이라는 좋은 예가 있다.
풀타임 8년차에 처음으로 1할대 타율(.178)이라는 굴욕을 겪은 이대형(LG) 역시 내년이 끝나면 FA 요건을 갖춘다. 잠자던 이도 깨어나게 한다는 'FA 효과'를 받는 선수는 누가 될까. 벌써부터 FA 직전연도 연봉 협상 줄다리기로 야구판을 달구고 있는 선수들의 내년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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