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러나 패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리더의 부재다.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EPL 20라운드 리버풀과 경기서 0-3으로 완패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QPR은 3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강등권에 처져 있는 QPR은 마크 휴즈 감독 대신 해리 레드냅 감독을 영입했다.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첫 승을 챙기며 무승이라는 불명예는 떨친 상황이지만 고액 연봉자를 겨냥한 레드냅 감독의 발언으로 인해 팀이 균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레드냅 감독은 부임 직후 고액 연봉자들을 대상으로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현재 우리팀에는 실력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받고 있는 선수가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새로 영입된 박지성과 조세 보싱와, 숀 라이트-필립스, 보비 자모라 등이 그 주인공이다.
레드냅 감독은 새롭게 팀을 만들면서 새로 영입한 선수들 대신 기존 선수들을 중용했다. 영국 언론은 QPR의 상황에 대해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기사를 줄지어 내보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 대신 기존 선수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QPR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리더가 필요하다. 보통 팀의 리더는 주장이다. 올 시즌 QPR의 주장은 박지성(31)이다. 그러나 무릎부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리더가 없는 상황은 QPR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리버풀과 경기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선수단의 질서가 잡히지 않는 모습이 바로 증명됐다.
후반 19분 QPR은 리버풀 진영 아크 정면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리버풀이 핸드볼 파울을 범해 직접 슈팅이 가능한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그러나 이 부근에서 소동일 일어났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었지만 QPR은 프리킥을 차기 위해 여러 선수가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담 프리키커가 필요했지만 아델 타랍은 자신이 차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그는 고참인 숀 데리의 만류에 의해 결국 돌아섰다. 그라운드서 지휘를 해야 할 주장이 없던 상황이 분명 문제가 됐던 장면이다.
작은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감독이 아무리 크게 말을 한다고 해도 잘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정확하게 준비된 플레이를 선보여야 했다. 또 준비된 플레이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빠른 판단을 통해 데드볼 상황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QPR은 그렇지 않았다. 우왕좌왕 하면서 팀이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나타냈다.
물론 구심점이 꼭 박지성일 필요는 없다. 그가 아니더라도 팀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주장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QPR의 주장은 공석인 상황이다. 따라서 박지성이 해냈어야 할 부분이지만 부상으로 인해 생긴 그의 부재로 인해 QPR의 구멍은 더욱 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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