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없이는 성적도 바랄 수 없다.
2부리그로 강등된 광주 FC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긍정적인 행보가 아니다. 부정적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공격진의 주축을 이뤘던 김동섭과 박기동이 모두 팀을 떠나는 것이다. 김동섭은 성남 일화, 박기동은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한다. 하지만 보강이 이루어질 기미는 없다. 전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나간 만큼 들어와야 하지만 2012년 광주의 모습을 봤을 때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광주는 2012년을 리그 15위로 마쳐 2부리그로 강등이 확정됐다. 이에 최만희 감독과 대표이사, 단장까지 모두 사퇴를 했다. 하지만 사퇴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광주는 다음 시즌 재도약을 외치며 재승격을 말하고 있지만, 현재의 모습이라면 단호하게 '어렵다'라고 말할 수 있다.

2013년에는 2부리그서 1위를 한 팀이 1부리그 12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강 여부를 결정짓는다. 즉 2부리그서 1부리그로 승강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1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2부리그 1위 후보는 상주 상무와 경찰청, 그리고 광주였다. 하지만 이제는 광주를 1위 후보에서 제외시켜야 할 것 같다.
경찰청과 상주의 스쿼드는 막강하다. 경찰청에는 정조국과 염기훈, 양상민, 김동우, 오범석 등이 있고, 상주에는 이근호와 하태균, 이승현, 김재성, 이호, 이상호, 김형일, 이재성, 최철순 등이 있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부분인 두 팀은 1부리그 팀들과 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넘친다. 그만큼 두 팀의 2부리그 1위 싸움은 매우 치열할 것이다.
광주도 두 팀과 승부에 대해 자신은 있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는 말이다. 최만희 광주 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두 시즌 동안 K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50경기 이상을 소화해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그 배경을 말했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1위 후보라는 평가도 없어지게 됐다.
투자가 없다면 좋은 성적을 바랄 수 없다. 이건 어느 종목을 불문하고 기본이다. 투자 없이 성적을 바란다면 실력이 아니라 요행일 뿐이다. 반면 투자가 있다면 좋은 성적은 충분히 바랄 수 있다. 이번 시즌 울산 현대가 대표적이다. 울산은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설기현을 떠나 보냈지만, 이근호와 김승용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울산은 나간 것 이상을 들여와 전력을 더욱 탄탄케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주의 행보는 정반대다. 제주로부터 박병주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박기동을 내보낸 대가의 일부일 뿐이다. 들어온 것보다 나간 것이 더욱 크다. 물론 광주의 이런 행보는 이유가 있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2013년을 마지막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팀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광주는 이적료 없이 선수들을 보내야 한다. 광주는 이적료를 챙기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광주는 자신들이 외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입으로 1부리그로의 재승격을 외치지만, 행동은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는 조만간 또 하나의 선수를 이적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가대표팀에 지속적으로 차출되고 있는 이승기가 주인공이다. 광주는 이승기의 이적료로 20억 원 이상을 책정해 놓았다. 적지 않은 금액으로 광주에는 큰 도움이 될 이적료다. 하지만 이를 선수 보강에 쓰지 않고 단순히 팀 운영비로 지출한다면, 광주의 1부리그 재승격은 단순히 입으로 말하는 희망에 그칠 것이다.
정말로 승격을 위한다면 그에 걸맞는 투자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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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