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해태 타이거즈(1986~1988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 한국시리즈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까.
삼성은 13대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SK 와이번스를 꺾고 2년 연속 정상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뒤 "해태 왕조를 뛰어 넘어 삼성 왕조를 쓰고 싶다"고 한국시리즈 3연패 등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전력만 놓고 본다면 9개 구단 가운데 으뜸에 가깝다. 타선을 살펴보자.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과 박석민, 박한이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그리고 '맏형' 진갑용 또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사자 군단의 화력 가동에 힘을 보탰다.

2011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최형우와 배영섭이 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삼성 타선의 무게감은 배가 될 듯. 이들이 지난해의 부진을 발판삼아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강봉규, 신명철 등 풍부한 경험을 갖춘 타자들의 활약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채태인의 방망이만 살아 난다면 류 감독의 방망이 고민은 한결 줄어들 수 있다. 채태인이 전력에 가세한다면 1루수 이승엽의 체력 안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즉 타선에서는 채태인이 어느 만큼 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
마운드로 눈을 돌려 보자. 선발진을 맡을 외국인 투수 2명이 어느 만큼 해줄지 알 수 없지만은 토종 선발 요원 만큼은 믿음직스럽다. 지난해 다승 부문 단독 1위에 오른 장원삼을 비롯해 배영수, 윤성환 등 선발 3인방이 여전히 건재하다. 그리고 승률왕 출신 차우찬이 작년의 부진을 딛고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준다면 그야말로 한층 탄탄해진다.
부족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계투진의 무게감이 작년에 비해 떨어진 느낌이다.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정현욱이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이 시즌 초반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
그리고 삼성 마운드의 최고참이 된 권오준 또한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뒤집어 보면 새 얼굴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권혁과 함께 계투진을 이끌 좌완 투수도 필요하다.
류 감독은 "수비 및 주루 부문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외야에 비해 내야 자원은 열악한 편이다. "(전천후 내야수인) 조동찬 같은 선수가 한 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전천후 백업 요원으로 뛰었던 손주인이 LG로 이적해 삼성의 내야 자원은 더욱 부족해졌다. 정병곤, 정현 등 젊은 내야수의 성장이 필요하다.
내부 단속 못지 않게 타 구단의 전력 보강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 한 야구인은 "지난해 삼성의 전력이 강했던 것도 있지만 삼성을 위협할 만한 세력으로 꼽히던 KIA와 두산이 부진한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류 감독과 주력 선수들의 WBC 대표팀 차출 또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사상 두 번째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하며 21세기 프로야구계의 왕조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