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해가 밝았다. 뱀은 일반인들에게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끊임없이 허물을 벗는다고 해 치유와 재생의 이미지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제는 베테랑 취급을 받고 있는 1977년생 뱀띠 스타들도 이런 재생의 힘을 바탕으로 2013년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뱀띠 선수는 단연 장성호(롯데)다. 한 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장성호는 최근 들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0년 한화로 이적한 이래 최고 타율은 지난해의 2할6푼3리에 불과했다. 부상으로 인한 훈련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결국 이번 겨울 롯데로 트레이드되는 아픔도 맛봤다.
그러나 롯데의 믿음은 확고하다. 정상적인 몸 상태를 찾는다면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다고 기대 중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장성호는 이미 검증된 타자다. 60~70타점은 충분히 가능하고 팀 라커룸의 중심도 될 수 있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롯데의 중심타선에서 ‘스나이퍼’의 명성을 되찾을지 관심이다.

지난해 부진했던 선수들의 부활 여부도 흥미롭다.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장성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송신영(NC)도 칼을 갈고 있다. FA 자격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베테랑 불펜 요원인 송신영은 지난해 24경기에서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4.94로 부진했다. 결국 FA 이적 한 해만에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정상적인 구위를 찾을 경우 신생팀 NC 불펜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스스로의 의지도 강하다.
KIA 포수 김상훈도 주전 마스크 탈환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 부동의 안방마님이자 주장도 역임했던 김상훈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잦은 부상으로 2011년 67경기, 2012년 80경기 출장에 그쳤다. 1년 만에 주장으로 재선출된 김상훈은 마무리 캠프와 개인 훈련을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한 때 KIA의 마무리로 이름을 날렸던 유동훈도 1977년 뱀띠 스타다.
좋지 않은 시기를 극복한 뱀띠 스타들은 더 나은 2013년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승8패 평균자책점 2.59로 한국무대 복귀 후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서재응(KIA)이 대표적인 선수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로도 뽑혀 바쁜 2013년이 예고되고 있다. 동기생 김선우(두산)도 지난해의 불운을 날려버리겠다는 각오고 지난해 부활한 이용훈(롯데)도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낸다면 기대를 할 만한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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