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시상식, 트로피 달라고 떼 쓰는 배우들도..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1.01 09: 08

2012년 방송 3사 연말 시상식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KBS, SBS, MBC는 지난 12월 22일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31일, KBS 연기대상과 SBS 연기대상까지 예능과 드라마의 한해 수확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의 공로를 치하하는 축제를 끝냈다.
해마다 반복이지만 이번 역시 수상 결과나 시상식의 질에 대한 왈가왈부는 이어졌다. MBC 연기대상의 경우, 안재욱이 무관에 그치고 조승우가 대상을 받는 장면을 연출해 논란을 빚었다. SBS 연기대상에서는 연기 인생 22년 만에 최초로 대상을 거머쥔 '연기파' 손현주의 승전보가 전해져 화제를 낳기도 했지만 3사의 연기대상은 역시나 공통적으로 공동, 무더기 수상을 남발해 트로피의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또 연예대상의 경우 MBC가 박명수에게 대상을 안기고 KBS가 신동엽의 손을 들어주는 등 이른바 '2인자들의 반란'이 눈길을 끈 가운데 SBS만이 2년 연속 유재석을 왕좌에 앉히는 격한 애정(?)을 보여줘 주목을 받기도.

한 해 동안 예능과 드라마를 위해 노력한 출연진의 노고야 물론 치하해 마땅하다. 함께 땀 흘린 제작진과 방송사 입장에서 자식 같고 기둥 같은 이들의 엉덩이를 두드려주고 싶은 마음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매년 연말 시상식이 후보자(작) 선정부터 심사 기준, 수상 결과 등 일련의 과정에서 잡음을 유발하는 작금의 현실은 시상식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제 무덤 파기 행태다.   
그렇다면 왜 즐거워야 마땅할 잔치에 늘 이 같은 논란과 의혹들이 따라 붙을까. 이는 방송사들의 제 밥그릇 사수를 위한 눈치작전에서 기인하는 경향이 크다. 물론 100%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보편적인 얘기다. 쉽게 말해 '이 사람 주면 저 사람이 삐칠까봐', '올해 상 안 주면 내년에 타 방송사와만 담합할까봐' 하는 식이다. 톱스타들일 경우, 방송사들은 더더욱 섭섭지 않은 대접을 해주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단순히 한 명의 톱스타를 사수하기 위한 게 아니다. 요즘처럼 다수의 배우와 가수들을 거느린 대형 기획사가 포진한 상황에서는 더 큰 그림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올해 A에게 상을 주지 않았다가는 내년엔 A는 물론 그 기획사 연예인들과 데면데면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반대로 기획사도 마찬가지다. 연말 시상식 초대와 출연 요청, MC 혹은 축하 공연 등 다양한 방송사의 요구 혹은 청탁을 뿌리치기 힘들다. 'B를 연기대상 MC로 내놓지 않으면 섭섭하다'는 방송사의 으름장 아닌 으름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이런 저런 이유로 연말 시상식 시즌을 앞두고 방송사 문턱은 더욱 얇아진다. 소속 연예인의 수상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방송사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매니저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 필요한 스타를 시상식에 세우기 위해 은근한 청탁을 넣는 방송사 관계자들의 전화통도 불이 난다.  
2012년 연말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고 간 대화는 이렇다. "올해 상 줄 테니까, 내년에도 우리랑 드라마 하나 계약하자", "시상식 가서 노래라도 할 테니까 빈손만은 안 되게 해주세요", "올해도 섭섭지 않게 챙겨 줬으니 향후 10년간 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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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KBS-MBC 연기대상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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