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인턴기자] 2012 KBS 연기대상에는 10명의 우수상, 3명의 최우수상 등 수상자들이 무더기로 배출됐다. 그러나 올 한해 전에 없던 드라마 풍년을 맞은 KBS였기에 이러한 무더기 수상에도 별다른 논란 없이 모두가 웃으며 2012년의 마지막을 맞을 수 있었다.
분명 논란의 여지는 있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는 첫 시상인 연작·단막극 부분부터 연우진, 성준, 유다인, 박신혜 등 무려 4명의 배우에게 상을 수여됐다. 이뿐만 아니라 우수상을 4개 부문으로 세분화시켜 주원, 윤여정, 엄태웅, 이보영, 신현준, 장나라, 김영철, 김동완, 김예령, 서지혜 등 모두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10명의 배우들에게 상을 나누어주며 공동 수상을 남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 수상 결과에 토를 다는 이는 별로 없었다. 오히려 지난 12월 30일 열린 MBC 연기대상이 불러온 몇몇 논란 때문인지 훈훈했던 KBS 연기대상은 더욱 빛을 발했다. 비록 무더기 수상처럼 보일지라도 KBS 연기대상의 수상자들은 모두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한 2012년 KBS 드라마의 공로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대상 김남주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을 시청률 45%가 넘는 국민드라마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또 그는 보는 이를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드는 탁월한 생활연기로 이 시대의 여성상과 리얼한 며느리의 모습을 그려냈으며 ‘시월드’라는 올해 최고 유행어의 효시가 됐다. 네티즌은 그가 대상을 받으러 무대에 오르자 “맡기러 온 거 찾으러 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최우수상을 받은 송중기, 유준상, 문채원은 ‘넝쿨당’과 ‘착한남자’로 상반기와 하반기의 대세를 나누어 가진 이들이다. 유준상이 김남주와 함께 ‘넝쿨당’으로 상반기 시청자 100명 중 45명의 마음을 홀리며 승승장구 했다면 송중기와 문채원은 하반기 드라마가 방영되던 내내 ‘착한남자’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세 사람이 일궈낸 KBS 드라마의 뜨거운 열기는 그 우위를 따질 수 없을 만큼 거센 것이었다.
이 밖에도 KBS는 뛰어난 코믹 연기로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호평 받은 배우 신현준에게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을, ‘각시탈’을 통해 시청률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주원에게 장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넝쿨당’의 시어머니이자 누구도 그의 연기력을 폄하할 수 없는 윤여정에게도 장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적도의 남자’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리얼하게 소화하며 동공 연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엄태웅과 ‘적도의 남자’, ‘내 딸 서영이’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공을 세운 이보영에게는 중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이 돌아갔다.
2012년은 그야말로 망한 드라마가 드문, 빵빵 대박을 터뜨린 KBS 드라마의 한 해였다. 또 그러한 KBS 드라마를 총정리하는 연기대상에서의 반전은 없었다. 비록 30여명의 배우가 상을 가져갔고 ‘넝쿨당’은 10관왕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지만 모두가 받을 만했고 받아야만 하는 가치를 충분히 지닌 이들이었기에 모두가 행복한 2012년의 해피엔딩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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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기대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