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주작가의 사심 talk] 2012년 12월 30일 ‘SBS 연예대상’을 마지막으로 방송 3사는 한 해 예능을 모두 정리했다. 한 해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프로그램과 연예인들을 시상식을 통해 격려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시상식. 그런데 그런 고마움을 전할 사람들이 올해도 정말 많았나보다. 상을 받는 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 상이 조금 과하게 많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KBS 26개, MBC 43개, SBS 44개
2012년 방송3사가 연예대상을 통해 나눠준 트로피의 개수는 모두 113개. 물론 방송 3사에서 1년 동안 방송된 많은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출연한 연예인의 수에 비해선 적은 개수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의 트로피의 숫자치곤 조금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예전에 비해 공동수상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세분화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부문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차별성이 없는 수상부문
‘KBS 연예대상’에선 각 분야 별로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보여준 연예인들에게 ‘최고의 엔터테이너상’을 줬다. 그리고 ‘SBS 연예대상’ 또한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통해 엔터테이너로서 활약을 한 연예인들에게 트로피를 시상했다. 그런데 이 ‘엔터테이너 상’과 역시 각 분야별로 시상하는 ‘우수상’, ‘최우수상’들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해마다 많은 연예인들에게 주는 ‘우정상’, 그리고 올해 ‘SBS 연예대상’에서 처음으로 생긴 ‘베스트 패밀리상’은 어떤 기준으로 주는 것일까? 이밖에도 ‘베스트 커플상’, ‘특별상’ 등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그리고 어떤 기준이 있는 건지 애매한 상들을 해마다 연말이면 시상식을 통해 시상하고 있다.
상은 분명 좋은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받고 싶어 하고 받으면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상이 그럴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시상식의 권위와 프로그램의 재미는 트로피의 수와 무관하다.
언젠가부터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이 별로 궁금하지 않게 됐다. 그냥 시상식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 절반이 순서대로 트로피를 받아가는 걸 지켜보고 받은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서 테이블이 비어가면 시상식이 끝나가는 구나라고 짐작할 뿐이다.
시상식에 앉아있는 연예인들은 어떤 기분일까? 카메라에 잡히는 연예인들의 모습 중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건 긴 시상식에 지쳐있거나 딴 짓을 하는 등 시상식엔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들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오랜 공을 들인 시상식이지만 그 시상식에 참여하는 연예인들도 그 시상식을 보는 시청자들도 재미를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마도 그건 해마다 시상식이 끝나면 터져 나오는 ‘나눠주기 시상이다.’ 등의 논란으로 조금씩 잃어간 시상식의 공정성과 권위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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