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의 새해 약속, 맏형 리더십과 10승 복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01 15: 30

“올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겠다”.
아쉬움이 많은 한 해였다. 전반기 슬럼프와 후반기 불운 속 4년 연속 10승 행진에 실패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자존심을 지켰으나 강판이 이른 감 속 팀은 역전패하며 그 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1977년생 뱀띠 투수인 ‘써니’ 김선우(36, 두산 베어스)가 선수 생활 후반부 내실있는 활약상을 다짐했다.
지난해 김선우는 28경기 6승 9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하며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2011년 1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국내 선발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고 2009년부터 3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리던 김선우임을 감안하면 팬들이 실망감을 품을 수 있던 성적. 그러나 속내를 따져보면 의미 없는 성적은 아니었다.

시즌 첫 경기였던 4월 8일 잠실 넥센전에서 김선우는 4⅓이닝 11피안타 9실점으로 한국 프로야구 데뷔 이래 가장 안 좋은 경기를 펼쳤다. 팀이 후반 역전에 성공, 13-11로 승리하며 패전은 면했으나 이날 난조의 부담은 컸다.
“시즌을 치르면서 그날 경기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첫 발걸음이 불안해서 ‘올 시즌을 내가 잘 치러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김선우의 전반기 성적은 17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5.36. 전반기 규정이닝을 채웠던 투수들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었다. “선발진에 김선우가 있어야 투수진이 원활히 돌아간다”라며 무한신뢰를 보여주던 김진욱 감독이 한때 김선우의 2군행을 고민했을 정도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김선우는 다시 제 위력을 찾기 시작했다. 전성 시절 150km대 초중반의 직구는 사라진 지 오래였으나 대신 떨어지는 변화구와 투심 패스트볼 등으로 기교파 투수의 모습을 보여준 김선우다. 7월 4일 광주 KIA전에서 김선우는 8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쾌투를 펼쳤으나 타선이 윤석민에게 무득점으로 묶이며 비자책 완투패로 고개를 떨궜다.
이렇듯 타선 지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마무리 스콧 프록터의 블론세이브로 김선우의 선발승이 날아가는 경기도 더러 있었다. 김선우의 후반기 성적은 11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3.42. 선발 로테이션도 단 한 번만 거르며 163⅓이닝을 소화했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4회로 적지 않았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으나 더스틴 니퍼트-이용찬과 함께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켰던 김선우다.
여기에 김선우는 투수진 맏형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높이고자 노력했던 선수다. 김 감독도 “스스로 자기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고 젊은 투수들이 행여 자만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리더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한다”라며 김선우의 경기 외적 공헌도가 높음을 인정했다. 김선우는 원정 3연전 때 등판이 없을 때는 경기도 이천 2군 경기장에서 몸을 만들며 후배들을 지켜봐달라는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천으로 향했던 투수다. 김선우는 두산에 잠재적인 코칭스태프 중 한 명이었다.
10월 12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의 3-4 연장 패퇴를 바라봐야 했던 김선우는 “너무 아쉽다. 2013년은 이렇게 시즌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더 높은 고지를 바라봤다. ‘최대한 많은 퀄리티스타트와 이닝 소화. 여기에 10승 이상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김선우의 목표. 뱀띠 투수 김선우는 자신의 목표치 충족을 위해 비시즌 몸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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