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거보다 더 독했던 오닐, ‘임대’ 지동원 기회다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1.01 16: 33

마침내 탈출구가 마련됐다. ‘고집불통’ 마틴 오닐 감독이 이끄는 선덜랜드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지동원(21)이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통해 새롭게 비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지동원에게 지난 6개월은 시련, 그 자체였다. 감독이 바뀌긴 했지만 올 시즌이 이렇게까지 암울할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지동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 시즌 19경기(교체출전-17경기)에 출전해 2골2도움을 기록했다. 전남 드래곤즈를 떠나 이제 막 해외 무대에 발을 디딘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다. 특히 지동원은 2012년 새해 첫 경기였던 맨체스터 시티(1-0, 승)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일약 전국구 스타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지동원은 선덜랜드 소속으로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리그는 물론 컵대회에서도 지동원이 설 자리를 없었다. 스티브 브루스에 이어 선덜랜드 지휘봉을 잡은 오닐 감독은 지동원을 철저히 외면했다. 어찌보면 아스날에서 아르센 웽거 감독으로부터 홀대 받았던 박주영보다 더 푸대접을 받았다. 
특히 오닐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베스트 멤버를 웬만해선 바꾸지 않는 고집스런 지도자로 유명하다. 지동원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힘들지는 않다”면서 틈틈이 리저브 경기에 출전하며 컨디션을 조절했지만, 더 이상 선덜랜드에 남아 기회를 엿본다는 것은 사실상 의미없는 일이었다.
그에 반해 아우크스부르크는 모든 면에서 상황이 더 낫다. 지동원의 에이전시인 C2글로벌측이 밝혔듯 “무엇보다 실전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중심으로 거취를 고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아우크스부르크는 기회의 땅다.
또 아우크스부르크에는 홍명보호에서 고락을 함께 했던 구자철이 있다. 잉글랜드에서 독일로 리그를 갈아타게 됐지만 쉽게 적응이 가능하고, 한국인 동료가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임대 기간 역시 1년이다.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증명해낸다면 여름 이적시장에서 또 다른 돌파구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동원의 독일행은 잃을 게 없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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