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7, 삼성)이 새해 첫날부터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은 지난해 126경기에 출장, 타율 3할7리(488타수 150안타) 21홈런 85타점 84득점 6도루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SK와의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 맹타를 과시한 이승엽은 기자단 전체 71표 가운데 47표를 얻어 당당히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그는 빼어난 성적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교과서'라 불릴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승엽이는 나보다도 일찍 출근한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1월 10일 차이나 스타즈와의 아시아 시리즈 예선 2차전이 끝난 뒤 재충전에 돌입했던 이승엽은 1일 담금질에 나섰다. 왼손 중지 통증 회복을 위해 예년보다 방망이를 늦게 잡기로 한 이승엽은 이날부터 가벼운 티배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이날 대구구장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그는 하얗게 변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눈이 쌓여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승엽은 40분간 러닝 머신을 뛰며 몸을 풀었다. 그리고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아시아 시리즈 이후 단 한 번도 공을 잡지 못했다"던 이승엽은 경북고 후배인 이세정 씨와 함께 10m 캐치볼을 시작했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 어깨 상태를 점검했다. 그동안 어깨 통증을 안고 있었던 이승엽은 추운 날씨 속에서 공을 던져도 이상 증세를 느끼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그래서 일까. 캐치볼을 마친 이승엽의 모습은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것처럼 편안해보였다.
새해 첫날부터 쉬지 않고 개인 훈련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이승엽은 "야구 선수에게 빨간 날은 의미가 없다. 12월 한달간 푹 쉬면서 재충전을 마쳤고 조금은 늦은 감이 있어 나오게 됐다"며 "그리고 WBC 대표팀에 발탁돼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승엽은 선수단 소집 전까지 경산 볼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몸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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