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 신기록보다 KS 3연패가 우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1.02 06: 00

'YES, KEEP GOING !!!'이라는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처럼. '국민타자' 이승엽(37, 삼성)이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을 위해 스파이크끈을 조여맸다.
재충전을 마친 이승엽은 1일부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구구장에서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푼 뒤 경북고 후배 이세정 씨와 함께 캐치볼을 소화하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1일 오전 대구구장에서 만난 이승엽에게 근황을 묻자 "진짜 푹 쉬었다. 주변 사람들과도 거의 만나지 않았고 맥주 한 잔 정도 마신 게 전부였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어깨 및 왼손 중지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푹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지난달 MRI 검사에서도 어깨 상태가 상당히 호전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승엽은 지난해 전훈 캠프 때 어깨 통증 탓에 정상 훈련을 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의사 선생님과 상의하지 않았지만 주사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몸과 마음 모두 만족스럽다"고 흡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이승엽은 작년보다 일찍 페이스를 끌어 올릴 예정.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 20대 전성기에 비해 배트 스피드가 느려지는 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선택했다.
이승엽은 "나이 한 살 더 먹게 되면 스피드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걸 인정하되 스윙 폭을 줄이는 등 조금씩 변화를 꾀하며 내 몸이 반응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걸 최소화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은 126경기에 뛰면서 타율 3할7리(488타수 150안타) 21홈런 85타점 84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렇지만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일단 내 몸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도 많이 들어오는데 지난해의 성적을 생각하면서 넋놓고 있으면 분명히 실패한다. 처음 맞붙는 투수들도 많으니 적응도 해야 한다". 이승엽은 전훈 캠프 초반에는 정확성 위주의 타격을 통해 감각을 조율할 생각이다.
지난해까지 345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이 올 시즌 홈런 7개를 추가하면 양준혁 SBS 해설위원이 보유한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 치운다. 그리고 그는 9년 연속 20홈런 이상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기록 달성을 의식하지 않았다. "기록 달성에 대해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상없이 뛴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는게 그의 말이다.
복귀 첫해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만끽했던 이승엽은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 하이라이트를 자주 보는데 몇 번을 봐도 여전히 감동이 넘친다. 우승을 해보니까 정말 좋더라. 비록 아시아 시리즈에서 졌지만 한 시즌의 마지막 경기를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으니 올 겨울도 보람차게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우승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고 한국시리즈 3연패를 갈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목표로 내세웠다. "타이틀 획득보다 다시 한 번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할 수 있을지 나 자신을 테스트해보고 싶다. 작년에는 일본에서의 나쁜 버릇이 있었는데 고집을 버리는데 시간이 걸렸었다. 이번에는 모든 걸 한국 패턴으로 바꿔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좀 더 생각한다면 작년처럼 어이없이 당하는 게 줄지 않겠냐".
무엇보다 찬스에 강한 타자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추격 상황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거나 승기를 잡을 수 있는 한 방을 터트리는 등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단다. 이승엽은 "팀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타격을 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끝내기 홈런이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한 방을 때린다면 팬들도 좋아하시고 팀에 에너지를 불어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에게 만족이란 없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한다. 올 시즌 이승엽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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