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전쟁' 수원-전북, "현대와 쌍방울을 지워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1.02 06: 01

10구단 유치 열기가 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원과 전라북도가 경쟁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아픈 기억을 지우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수원·KT와 전북·부영은 오는 7일로 예정되어 있는 창단 신청서 제출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평가 항목을 받은 이들은 최대한 많은 점수를 딸 수 있게끔 자료를 재정리 중이다. 이와 더불어 여론전도 한창이다. 가장 큰 틀은 흥행에 대한 우위를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흥행 요소는 지자체 및 기업 심사 못지않게 중요하다. 평가 항목에서 가장 큰 배점을 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프로야구의 장기 발전’이기 때문이다. 흥행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지자체의 지원방안이나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도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양자는 이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픈 과거와는 뚜렷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수원과 전주에는 이미 프로야구단이 한 번씩 들어섰던 과거가 있다. 수원은 현대의 임시 연고지였고 전주는 쌍방울이 피고 졌다. 그러나 흥행은 참패였다. 지금의 야구열기에는 미치지 못했던 시절이지만 텅텅 빈 관중석은 여전히 많은 팬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양 지자체는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북 측은 군산의 야구 열기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전북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KIA의 제2홈구장이었던 군산구장의 평균관중수가 제1홈구장인 광주구장의 평균관중수보다 8%나 더 많았다”라면서 “홈경기 평균 좌석점유율도 대구의 75%보다 더 높은 82%였다”라고 강조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2014년 12월이면 전주에 2만5000석의 최신식 야구장이 완성된다.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면 팬들도 많이 경기장을 찾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도 “현대는 잠시 거쳐 가는 팀이었다. 10구단은 다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흥행 논리에서는 전북을 한참 앞선다고 자신했다. 수원 측은 “프로야구 흥행 지표가 되는 평일 관중 동원에서 전북에 앞선다는 조사가 나왔다. 유동인구, 대중교통을 비롯한 접근성, 그리고 인구의 연령별 분포에서도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라고 강조했다.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K-리그에서도 수원이 전북보다 더 많은 관중을 동원하고 있다는 자료까지 들이밀었다.
서로의 아픈 곳을 꼬집기도 한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수원은 ‘K-리그의 메카는 수원’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느냐. 단순히 현대가 흥행하지 못한 것이 임시 연고지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미 수도권의 야구팬들은 제각각 응원하는 팀들이 있지 않나. 흥행에서 가장 중요한 연고지 의식과 정착 속도는 전북의 우위”라고 했다.
반대로 수원시 관계자는 “군산구장의 야구열기를 홍보하고 있는데 1년에 많아 봐야 9경기가 열리는 군산은 적절한 자료가 아니다”라면서 “다른 시·군의 팬들은 전주까지의 거리도 있다. 주말에는 모를까, 평일에는 관람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관계자는 “흥행 논리에서 수원이 앞선다는 것은 팬들도 다 공감하는 사실이다. 평가위원회의 결론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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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시절 수원야구장 전경.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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