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선전포고, "목표는 우승, 프로는 변명 안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02 06: 09

"약하다는 것은 변명이 안 된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새롭게 맞이하는 2013년은 비장감이 흘러넘쳤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 1일 제주도 한라산에서 새해 아침을 맞이했다. 지난달 초부터 제주도로 내려가 전력 구상에 한창인 김 감독은 새해 소망에 대해 "다른 것 없다. 우승하는 것"이라는 간단 명료한 말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하위권이라는 주위의 평가에도 김 감독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새로운 도전이라는데 의미를 뒀다. 과거 해태-삼성 시절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모두 전력 강한 팀들이었다. 해태의 경우 초창기 선수층은 얕았지만, 각 포지션마다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고,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만 없었을 뿐 전력 자체는 최정상급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4년간 3차례 최하위에 그친 하위권 팀이다. 

이에 김 감독은 "강한 팀 갖고 우승하는 것보다 약한 팀 갖고 도전하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겠나"며 "프로에서 약하다는 건 전혀 변명이 되지 않는다. 프로에서 전력이 약해졌다고 누가 봐주나. 있는 전력으로 어떻게 해서든 이기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이다. 
그래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투수력이 가장 중요하다. 투수력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며 류현진·박찬호·양훈·송신영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나간 투수진 공백 메우기에 중점을 뒀다. 이미 김 감독은 투수들에게 캠프 합류 전까지 100구 이상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일일이 간섭하지 않고 큰 틀을 짜는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훈련에서 조금 부족한 점이 있으면 어떤 부분인지를 짚어주는 수준이다. 뒤에서 지켜볼 뿐 내가 직접 나서는 건 없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훈련량이 확실히 늘었다는 점은 김 감독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도에서 한 달 가까이 생활하고 있는 김 감독은 체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제주도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매일 산을 타며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맛있는 고기 특히 돼지고기를 많이 먹고 있다. 나도 체력을 보강해야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지 않겠나"며 전력 구상 뿐만 아니라 체력 보충에도 힘 쓰고 있다.
8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김 감독에게는 대기록도 기다리고 있다. 1983~2004년 22년간 개인 통산 1476승을 기록한 김 감독은 역대 최다승 사령탑 주인공이다. 최초의 1500승에도 24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난 그런 기록 신경 안쓴다"며 개인기록을 떠나 오로지 팀 성적에만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
변명없이 우승만 목표로 하는 김응룡 감독의 야심찬 지휘 속에 2013년 한화도 새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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